[로컬거버넌스] 경기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철필휘지' 展 개최

민장홍 기자 / mjh@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0-06 13: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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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농 이기우 작품세계 재조명··· 전각·서예·석각등 100여점 한자리에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전각예술가··· 국내 첫 작품 선보여
전서를 작품 세계 핵심으로 표현한 빼어난 서예가이기도
석각·탁본·도서·도각·목각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

 

[시민일보 = 민장홍 기자] 경기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이 2021년 가을 기획전으로 '철필휘지鐵筆揮之: 철농 이기우의 글씨와 새김'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 1, 2, 3, 4전시실에서 근현대를 대표적 전각가이자 서예가인 철농 이기우의 작품세계를 대표하는 전각, 서예, 석각, 탁본, 목각, 도각 작품 100여점이 소개되며 오는 12월19일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근현대기를 대표하는 전각가이자 서예가였던 철농鐵農 이기우李基雨(1921-1993)의 작품세계 전반을 망라, 조명하는 전시다. 최고 수준의 기량을 갖췄던 작가의 서예, 전각 작품은 물론 석각石刻, 탁본, 목각木刻, 도각陶刻, 도서陶書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표현의 영역을 확대한 작품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 대통령들의 인장을 만들었던 전각가 

철농 이기우는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등 1950~1970년대 대통령들의 인장을 만들었던 당대 최고의 전각가였다. 철필휘지(一筆揮之)란 인장(印章)을 새기는 칼인 철필(鐵筆)을 힘이 넘치고 솜씨 있게 다뤘다는 의미이다. 20세기 우리나라에서 전각篆刻으로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철농鐵農 이기우李基雨(1921~1993)를 대변해주는 수식어다. 

 

‘철농’이라는 그의 호號는 근대의 대표적 서예가이자 감식가였던 스승 위창 오세창(葦滄 吳世昌 1864~1953)이 지어준 것으로 “철필로 농사짓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어 철필로 인장을 새기는 철농 작품세계의 특징과 정체성을 잘 드러내준다. 실제로 철농은 1955년 국내 최초로 전각 71점으로 꾸린 ‘철농전각소품전鐵農篆刻小品展’을 개최했던 선구자였다. 전각의 예술적인 격을 크게 높였던 것이다.


■ 철농체를 구사한 빼어난 서예가

철농은 단순한 전각가가 아니라 독특한 서풍(書風)을 구사한 빼어난 서예가이기도 했다.

그는 이른 시기부터 전각과 서예를 동시에 연마했고 두 분야의 특징을 융합, 절충, 변화시키며 작품세계를 심화시켰다. 철농 서예 작품의 곳곳에 전각의 독특한 표현방식이 스며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가 서예의 다섯 가지 서체 가운데에 가장 오래된 서체로서 상형문자(象形文字)와 유사한 조형성을 지닌 전서(篆書)를 작품세계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전서는 고대의 상형문자를 토대로 발달한 서체로 자연스럽게 여타 서체에 비해 그림과 유사한 시각성을 지니고 있다. 철농은 이러한 특징을 적극적으로 되살려 전서 본연의 면모에 비해 더욱 회화적(繪畵的)인 서풍을 구사했다. 이 덕분에 그의 서예 작품에는 그림을 연상시키는 시각성과 조형성이 충만하다.

■ 전각과 서예의 경계를 넘어

철농은 전각과 서예의 제작에 멈추지 않고, 창작의 범위를 석각(石刻), 탁본(拓本)과 도서(陶書), 도각(陶刻), 목각(木刻)으로까지 넓혔다. 서예를 토대로 한 글씨를 석고판에 새겨, 고대 석각 유물의 예스럽고 소박한 미감을 새롭게 되살렸으며, 이를 종이에 찍어낸 이채로운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석각이나 탁본의 경우에는 고대의 봉니(封泥)나 와당(瓦當)의 표현방식을 적극적으로 수렴한 점이 돋보인다. 고대 유물에 보이는 소박함은 시대의 한계에 따른 불가피한 기법적 미숙과 오래된 세월에 따른 손상의 결과이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현대적 표현주의의 정수로 여겨질 수 있는 요소를 지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철농이 주목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철농 이기우는 서풍(書風)과 각풍(刻風)에서의 개성미 창출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새로운 표현 매체를 개척했다.

그를 단순히 뛰어난 서예가나 전각가라는 틀에서만 설명할 수 없는 이유이다. 철농은 글씨에 기반한, 가장 복고적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서예를 매우 전위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종합적 예술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중시했던 예술인으로서 철농 이기우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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