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여론조사 경선 회의론 ‘솔솔’,,,업체 부실 지적도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9-02 14: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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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조사 ‘널뛰기 결과’까지…‘역선택’에 ‘오차’도 문제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가 차기 대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특정 응답을 유도하거나 응답 내용과 다르게 결과를 입력하는 등 선거여론조사 기준을 위반한 민간 업체에 대해 과태료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여론조사 만능론'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여심위 등에 따르면 여론조사 업체 '글로벌리서치' 일부 면접원은 지난 7월 4일 ‘제20대 대통령 선거 정당 지지도’ 조사(전국 성인 1000명 대상)를 위한 전화 면접 과정에서, 지지 후보에 대한 답을 망설이는 응답자에게 “이재명?”이라거나 “윤석열이 될 것 같죠?”라는 식의 유도 질문을 했다. 또한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하자 면접원이 “더불어(민주당)요?”라고 유도성 질문을 던졌고 30대라고 답변한 응답자의 연령대를 20대나 40대로 입력한 사례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한 언론을 통해 보도된 해당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대선 후보 지지도’ 항목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 26.5%로 1위를 기록했고 무소속(현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25.0%)과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 (9.4%)는 각각 2위와 3위였다. ‘대선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이 지사가 44.7% 지지율로 36.7%의 윤 전 총장을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마다 지지율 결과가 천차만별"이라며 “여야 모두 여론조사를 당내 경선 등에 활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관위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 여심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7개 대선후보 다자대결 지지율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이재명 박빙으로라도 앞선 조사가 4개 곳인 반면 나머지 3개 업체 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앞서는 중구난방 조사 결과를 보였다.


특히 비슷한 시기의 조사결과도 크게 달랐다.


13~14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BS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30.6%, 이재명 후보 26.2%, 이낙연 후보 12.9% 등으로 나타난 반면, 12~14일 한국리서치‧ KBS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 25.6%, 윤석열 후보 18.1%, 이낙연 후보 11% 순이었다. KSOI 조사는 윤석열 후보가 4.4%p 앞선 반면, 한국리서치 조사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7.5%p 앞서는 등 당락 순위가 엇갈린 것이다.


양자 대결 조사 결과에서도 들쭉날쭉한 수치를 보였다.


한국리서치‧KBS 조사에선 이재명 후보(44.2%)가 윤석열 후보(36.9%)보다 7.3% 앞섰지만, PNR리서치‧뉴데일리‧시사경남 등 4개 업체의 연합조사(8월 10일)에서는 윤석열 후보(42.4%)가 이재명 후보(35.4%)를 7%p 앞서는 정반대 결과를 보였다.


이에 대해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는 자동 응답(ARS) 방식과 전화 면접원 방식 등 차별화된 조사방법을 지목했다.


KSOI 등 윤석열 후보가 우세한 조사는 모두 기계음이 물어보는 ARS, 한국리서치 등 이재명 후보가 우세한 조사는 모두 사람이 물어보는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응답률이 비교적 낮은 ARS의 경우, 정치에 관심이 높은 ‘고관여층’이 표본에 많고, 응답률이 높은 면접원 방식은 정치적 관심이 적은 ‘저관여층’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같은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었다.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8월 첫째 주 42%에서 둘째 주 43%로 상승세를 보인 반면 한국갤럽 조사에선 8월 첫째 주 41%에서 둘째 주 36%로 급락했다.


두 조사 모두 전화 면접원 방식이었지만 4사의 공동조사 방식은 100% 통신 3사 휴대전화 가상 번호를 활용했고 한국갤럽은 컴퓨터에서 휴대전화 번호를 무작위로 생성하는 임의 전화 걸기 방식을 취하면서 집 전화를 15% 섞었다.


전문가들은 “부실한 여론조사가 표심을 왜곡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면 민주주의가 크게 퇴보할 수밖에 없다”며 "중앙선관위나 조사학회, 조사협회 등에서 체계적 연구를 통해 조사 방법론을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역선택' 방지 여부로 갈등을 빚고 있는 국민의힘의 경우, 과학적으로 존재하는 ‘오차범위’도 간과할 수 없는 처지"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부실한 여론조사가 표심을 왜곡하며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면 민주주의가 크게 퇴보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공존하는 분위기다.


여론조사를 통한 후보 선출 방식과 관련한 공정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글로벌리서치 의 여론조사를 두고도 정치 편향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전 검찰총장을 향해 “너무 빨리 무너지면 재미없다”고 해 논란이 됐다.


특히 다른 정당 지지자가 상대 당 경선에 개입해 약체 후보를 지지하는 역선택과 오차범위 처리 문제가 최근 주요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당내 경선에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반영해 결정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사실 당내 경선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선출하는 게 맞다”며 “여론조사 경선은 과거 열린우리당이 변칙적으로 도입한 제도로 정당의 책임 정치 원직에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에서도 여론조사 경선 방식에 회의적이라는 소리가 나오는데 이제는 정당의 책임 정치라는 원칙으로 되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하루에 두 건꼴로언론에 노출되고 있는 가운데 “여론조사 회사들이 너무 자주 정치 여론조사 결과를 쏟아내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국조사협회에 가입한 40여 개 여론조사 회사들의 연간 매출은 상위 10위권 회사를 제외하면 100억원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는 관측이다.


공공 부문의 조사 물량이 여론조사 회사들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이를 따내기 위해 선거 조사를 디딤돌로 삼는 구조다.


김동률 교수는 “여론조사는 설문 작성과 표본 추출, 면접 과정 등 단계마다 과학적인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조사 업계는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하지만 갈수록 생계형 회사가 늘어나면서 조사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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