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진실을 외면 말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2-29 10: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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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2024년 12월 29일.


사랑하는 가족과 해외여행을 마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던 179명의 소중한 삶을 앗아간 전라남도 무안공항 참사가 발생한 날이다.


그날 60년 만에 처음 해외여행을 다녀오다가 노부부가 참변을 당했고,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에 태어난 세 살 아기로 부모와 함께 첫 해외여행을 다녀오던 길이었다. 결혼한 지 2주가량밖에 지나지 않은 신혼부부도 있었다.


수능을 마치고 대학에 합격해 방콕 여행을 다녀온 가족들도 모두 목숨을 잃었고, 위암 투병 치료가 겨우 끝나 친구들과 방콕으로 골프 여행을 갔던 어머니도 참변을 당했다. 공항에 마중 나온 어머니를 뵙지 못하고 참변을 당한 태국인 대학생도 있었다.


사고 희생자 중에는 무안공항 직원의 가족도 있었다. 공항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이번 사고로 부모님과 남동생을 잃었다. 이 직원은 공항에서 근무를 성실히 한 덕분에 포상휴가 티켓을 받아서 부모님과 남동생을 태국으로 여행 보내드렸는데 이 같은 변을 당했다.


최후의 순간까지 비행기를 멈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 기장과 승무원들도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온 국민은 화염에 휩싸인 비행기를 지켜보며 발을 ‘동동’ 굴러야만 했다.


그런데 이 같은 참사에 대해 1년이 지난 오늘까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지 6개월이 넘었는데도 단 한 명도 처벌받지 않았다. 이미 끝난 계엄, 어느 한 사람도 다치지 않은 계엄사태에 대해선 ‘내란’이라며 난리를 치고 3개의 특검을 만들고 호들갑이던 정부와 민주당이 정작 179명의 생명을 앗아간 무안공항 참사에 대해선 짐짓 외면하는 모양새다.


이래선 안 된다. 반드시 진실을 규명하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만 한다. 179명의 넋을 달래고 유가족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서라도 진실규명은 필요하다.


그런데 왜 이재명 정부는 이를 외면하는 것일까?


사실상 민주당이 그 책임의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무안국제공항은 새떼 충돌 위험 및 활주로 결함으로 인해 국제선 대형 항공기의 운항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었다.


그런데도 민주당 정권인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를 밀어붙였고, 지난 2007년 서남권 거점 공항을 목표로 문을 열었다. 하지만 당시 이용 실적은 최하위권이었다.


연간 이용객은 60~70만 명 선으로 최대 수용 인원의 10분의 1 수준을 겨우 넘겼고, 그나마 코로나19 사태 당시에는 항공 수요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2021년엔 2만명, 2022년 4만 명으로 급감했다. 한마디로 이용객도 그리 많지 지역에 위험한 공항을 만든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그날 전문가들이 우려했던 것처럼 새떼 충돌 사고가 발생했고, 짧은 활주로는 비상동체 착륙 성공에도 179명의 생명을 지켜주지 못했다.


따라서 이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은 무리한 국제선 대형 항공기의 운항 허가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민주당 정권에 있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 인사들 가운데 허가를 직접 추진한 사람을 색출해 그를 처벌해야만 한다. 아마도 무안공항과 지리적으로 근접한 호남지역 의원들이 상당수 연루되어 있을 것이다.


또 가뜩이나 무안공항 활주로가 짧은 상황에서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을 만든 것도 문제다.


결국, 그 둔덕과 비행기가 충돌해 폭발이 일어난 것 아닌가.


만일 콘크리트 둔덕이 없었더라면 비행기는 둔덕 뒤에 있는 습지 지역으로 미끄러져 2~300m 더 가서 멈췄을 것이다. 그러면 부상자는 발생했을지 몰라도 그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대체 왜 그런 둔덕을 만든 것인지, 그걸 만든 기업과 지역 정치인들이나 무안항공 관계자들 간에 어떤 이권 개입은 없었는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다. 무리하게 국제선 운항 허가를 주도한 정치인들이 누구인지, 왜 그런 살인적인 둔덕을 설치하고 그 과정에 이권 개입은 없었는지조차 알려진 게 전혀 없다. 진실을 밝혀달라며 1년 넘게 텐트에서 생활하는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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