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후보에 대한 '울산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해 '가짜뉴스'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연일 해당 의혹을 제기했던 황교안 후보가 26일 입장 표명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4선 중진인 김학용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선거판이 혼탁해지고 있다"며 "연일 김기현 후보의 울산땅 문제가 거론되는데, 전형적인 가짜뉴스"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 공방으로 신난 것은 민주당"이라면서 "아무리 김 후보가 앞서간다고 해도 정치 도의는 지켜야 한다"고 당권 주자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김 후보도 지난 23일 기자회견 당시 PPT 화면을 통해 의혹을 하나하나 반박하면서 “민주당은 자신들이 여당이던 시절부터 강도 높은 수사를 벌였지만, 털끝만 한 흠집도 잡아내지 못했다”며 “사실이 아니라는 것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어떤 분들은 제가 김기현 후보의 울산땅 문제를 들춰냈다고 원망하더라, 그러나 그렇지 않다"며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 건 개인적인 이유가 절대 아니라 민주당은 이미 공격준비가 다 끝났는데 우리 당이 그 함정에 걸려들어가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지난 2월 15일 TV토론회에서 처음 김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지만, 민주당에서는 이미 그 이전인 2월 6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며 "(이는) 이미 민주당에서 김기현 후보를 겨냥한 사퇴 공격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후보는 이날도 "김 후보는 그동안 땅값에 대해 김후보는 '그 땅을 사는 사람도 없고 땅값도 얼마 안된다'고 계속 거짓말을 해왔다"며 "제가 자료를 하나 보여드리겠다"고 관련 증거를 제시하며 김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날 황 후보가 제시한 자료는 △김 후보의 땅 바로 옆 임야가 2016년에 평당 44만1000원에 매매가 이뤄진 토지 등기부 △수많은 땅 쪼개기를 증빙하는 토지이용계획 열람 △이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부동산 개발업체 (주)명성에셋이 2018년 폐업한 법인 등기부 등이다.
황 후보가 제시한 2016년 실거래가에 따르면 1998년 공시지가에 비해 406배, 김 후보 측 매입가에 비해 75배 뛴 금액이다.
황 후보는 "이 근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정도로 아주 확실한 것"이라며 "7년 전(2016년) 땅값으로 쳐도 김기현 후보의 땅값(3만5000평)은 이미 155억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는 이제 거짓말 그만하고 당과 윤대통령과 나라를 위해 사퇴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 후보도 "당이 개혁의 DNA를 회복하기 위해선 도덕성 검증이 중요하다"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안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이 보수가 진보보다 도덕적 우위를 입증할 절호의 기회"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변화나 혁신, 개혁의 DNA는 건강한 보수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고, 지금 시대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요구하는 것은 바로 개혁 DNA의 회복"이라며 "전당대회가 변화와 혁신 경쟁의 장이 돼 보수의 역동성과 미래성을 보여줘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당대회를 지배하는 것은 친윤(친윤석열)이냐 반윤(반윤석열)이냐의 대결 구도 뿐"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런 대결 양상은 국민이 바라는 건강한 보수의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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