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처럼회’ 둘러싼 친명계 반명계 간 암투...승자는?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12 11:2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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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욱 “수박테러, 정치 홀리건 방치...처럼회 해산해야”
김남국, 李 겨냥 “모기 한 마리 잡았더니 또 한 마리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처럼회’를 둘러싼 친이재명과 반이재명 간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른바 친문, 친낙, 친정세균에 속했던 민주당 의원들은 처럼회 등 강성 의원들이 포진한 친이재명계가 문자폭탄 테러, 수박테러(겉만 민주당이라며 반명 의원을 향한 공격) 등을 하는 "정치 훌리건을 방치하고 있다"며 급기야 처럼회 해산을 요구했다.


야당은 패배 책임을 놓고 계파 간 파열음이 높아지고 있으며 반이재명 측은 '처럼회'를 민주당판 민들레라며 해체작업에 나선 상태다.


그러자 처럼회 소속 의원들은 "싸워야할 상대는 당원들이 아니다, 조롱을 멈춰라"고 반발했다.


친이재명 측은 처럼회 해산 요구를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저지'하려는 의도로 파악, 대의원과 당원 대표성의 불균형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양측 갈등의 전면에 등장한 이는 3선의 이원욱 의원과 초선의 김남국 의원으로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수박' 단어를 사이에 두고 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은 학생운동권 출신, 이른바 586세대로 정세균계(광화문포럼) 주축이었다가 최근 모임을 해체했다. 김남국 의원은 이재명 의원 수행팀장(경선후보 시절), 처럼회 회원, 7인회(이재명 의원 측근 모임) 멤버로 자타가 공인하는 '친명'계다.


이 의원은 지방선거 참패 직후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한다"며 당내에서 최초로 이재명 책임론을 거론했다.


이후 이 의원은 '수박', '국힘의힘으로 가라'는 등 이재명 의원 지지자들의 비난 표적이 됐고 이 의원은 "수박도 힘든 여름에는 찾는다, 기꺼이 시원한 대표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김남국 의원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인데 겸손한 자세로 듣지는 못할망정 조롱하는 글로 지지자를 화나게 하는 건 민을 무시하는 너무나 잘못된 행동"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도 참지 않고 "정치 훌리건 편을 드는 건 이른바 '친명 의원'들로 김 의원은 '맛있다고 올릴 수 없는 수박이 있다'고 조롱한 분들에게 먼저 글 올려라"면서 '처럼회' 해산 요구로 역공에 나섰다.


이에 김남국 의원은 "모기 한 마리를 잡았는데 또 한 마리가 날아다닌다, 집 어딘가에 구멍이 뚫렸나 보니 잡아야 잘 수 있겠다"라며 이원욱 의원을 겨냥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대표적 친문인사인 윤영찬 의원의 ‘처럼회’ 소속 이수진 의원에 대한 공개저격도 이목을 모았다.


윤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최근 몇 주 동안 제 전화와 블로그에는 ‘의원님, 왜 울면서 언론개혁 반대했냐' 내용의 문자와 댓글이 올라왔다"며 "우리 당 한 의원이 한 유튜버와의 인터뷰에서 이낙연 대표와 가까운 청와대 출신 의원이 ‘울면서 언론의 자유를 달라’며 언론개혁을 반대했는데 발언의 맥락상 저를 가리키는 것이 확실해 보이며 해당 유튜브 댓글에도 제 이름이 언급돼 있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이 지목한 유튜브 영상은 ‘유용화의 생활정치’로 지난 5일 이수진 의원이 출연해 “청와대 출신 국회의원이 언론의 자유를 지켜달라고 했다고 한다. 울면서. 본인들이 다 망쳐놓고”라고 주장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이쯤 되니 너무 황당해서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라"며 "이런 분들과 같은 당으로 정치를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허탈감까지 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어 의원 단톡방에 대체 왜 그런 거짓된 말씀을 하셨는지 공개적으로 물었지만 아직도 답은 없다"며 "제가, 무려 ‘울면서’, ‘언론개혁을 반대’ 했다고? 유튜브에서 아무 말이나 하면 그게 사실이 되냐. 제가 그렇게 한 게 되냐. 해당 의원님의 솔직한 답변을 기다린다”고 했다.


또 윤 의원은 지방선거 유세 후 의원회관 사무실에 ‘수박들 다 죽어라’ ‘이낙연과 수박들 민주당에서 나가라’ 등의 내용의 팩스를 수백장 받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저와 다른 의원들, 홍영표 의원, 박광온 의원들도 같은 내용의 팩스 수백장을 받았다. 의견이 다르면 반대는 할 수 있겠지만 ‘죽으라’는 글을 실제로 보는 기분은 착잡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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