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때릴수록 커지는 한동훈에 속앓이 중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25 11: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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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두고도 의견 분분...해임건의안 '만지작'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의 속앓이가 예사롭지 않은 모양새다.


사사건건 민주당과 대치하다 어느덧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한 전 장관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에 대해 당내 의견이 분분해지면서다.


민주당 관계자는 25일 “당내에선 ‘이제는 탄핵 카드를 꺼내도 이상하지 않다’는 의견이 있는 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처럼 키워줄 일 있냐'며 무시하자는 견해로 양분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지난 19~22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은 당내에 한동훈 탄핵론을 거세게 분출시키는 계기가 됐다”며 “한 장관이 민주당 의원들 질의를 하나하나 맞받아치면서, ‘선을 넘고 있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실제 한 장관은 지난 19일 대정부 질문에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수사지휘를 일부러 안 하는 거냐’(김회재 의원)는 질의에 “김 여사 사건에 대해서만 수사 지휘를 하라는 건 정파적 접근 같다"며 "제가 이재명 (대표) 사건에 대해서 이렇게 하라고 지휘해도 되겠느냐”고 받아쳤고 이 발언이 불씨를 댕기는 촉매제가 됐다는 지적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튿날 공개회의에서 “한 장관의 오도된 자기 확신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했고, 지난 21일에는 박주민 의원이 한 장관을 겨냥해 “국회의 권한과 의무를 행사할 수도 있다”(라디오 인터뷰)며 탄핵 추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탄핵 논의를 반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탄핵 요구가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이걸 당이 공식적으로 논의하면 역풍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도 “한 장관이 때릴수록 커지는 것 같다”며 “한 장관도 그 사실을 알고 일부러 민주당을 자극하는 것 같다. 우리가 말려들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실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 한 장관에 대한 온라인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지난달 23일은 한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강욱 의원과 거친 공방을 벌인 바로 다음 날이었다. ‘채널A 사건’으로 부딪힌 둘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고 “한 장관의 태도를 가만히 두실 건가”(최 의원), “지금 이 질문을 가만히 두실 건가”(한 장관)는 말도 오갔다.
이후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 한 장관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차기 대선 주자 1~2위를 차지한 결과가 속속 등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병훈 의원이 지난 22일 대정부질문에서 ‘여론조사에 빼달라는 의사표명을 하는 것이 정치적 도리라고 요구하자 한 장관은 “‘저와는 무관하니 빼달라’ 이게 오히려 호들갑”이라며 거부했다.


이런 상황에 이르자 당내 일각에선 차라리 “한 장관을 아예 무시해버리자”는 이들도 많다.


지난 19일 대정부질문에선 한 장관의 등판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이탄희 의원은 법무부 관련 질문을 한 장관이 아닌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했다. 이에 한 총리가 “법무장관이 답변하게 해드릴까요”라고 두 번이나 물었지만, 이 의원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결국 답은 한 총리가 이어나갔다.


이렇게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오는 27일 의원총회에서 탄핵 소추안 발의 안건을 다룰지 고심 중이다.


다만 지도부에선 탄핵 소추안보단 해임건의안을 논의하는 게 더 현실적이란 반응도 있다. 원내 관계자는 “탄핵 소추안 발의는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며 “차라리 해임건의안을 통해 거대 야당의 독주라는 논란을 피하면서 대통령에게 공을 넘기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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