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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소득 4억 원도 안 되는 사람이 8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과연 그게 정상일까?
세전소득을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아도 3억 6700만 원에 불과한 사람이 그런 부동산 갑부가 되었다면, 이건 뭔가 이상한 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 여사 개인 비서로 알려진 배 모 씨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배 씨가 어떤 인물인가.
그는 이 대표가 변호사를 하던 시절, 변호사 사무실에서 경리업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자 성남시 비서실(7급 별정직)로 들어갔고, 이 대표가 경기지사가 되면서는 경기도 5급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하지만 배 씨는 경기도청에서 얼굴도 본 적 없고 책상도 컴퓨터도 없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경기도 공무원으로 채용됐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김혜경 씨 개인 비서 노릇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런 연유다.
그런 그가 어떻게 8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한 갑부가 될 수 있었을까?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지낸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배 씨에 대한 소득을 경기도청과 행안부에 자료를 요구해 받아본 결과, 2010년 9월에 지방 계약직 ‘마’급으로 2년을 근무해서 받은 총소득이 4300만 원이고, 2012년 9월에 지방 계약직 ‘라’급으로 올라가서 1년 2개월을 근무해서 3100만 원, 그다음에 일반임기제 8급 일괄 및 7급, 마지막에는 일반임기제 5급으로 3년을 근무했다. 이때까지 받은 돈을 전부 다 합치면 세전 3억6700만 원이다.
누가 보더라도 부동산에 투자할 만큼 여유 있는 수입은 아니다.
그런데 그는 수도권에 무려 4채의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박 의원은 그가 보유한 아파트 중에 수원 광교 상가주택은 35억 원, 잠실 아파트는 28억 5000만 원, 정릉 아파트는 8억 2500만 원, 분당 아파트는 7억 4500만 원 등 총 79억 2000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매입가는 25억 원가량으로 현재 오른 시세보다는 많이 적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도 보통의 월급 생활자라면 이처럼 서울, 수도권 요지 아파트 4채를 보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부모로부터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았다면 가능한 일이긴 하나 배 씨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구체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부모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았다면 이런 의혹이 증폭되는 데도 입을 굳게 다물고 있을 까닭이 없다. 그래서 이상하다는 것이다.
배 씨의 거액 부동산 논란은 이재명 대표 부부와의 각별한 인연과 맞물려 출처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수영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국세청에 대한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행비서가) 한 푼도 안 쓰고 다 모은 세전 수입이 4억 원도 안 된다. 어떻게 25억 원 이상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고, 이게 늘어나 80억 원 가까이 된 재산을 보유할 수 있냐”며 “누구라도 이런 사람이 있으면 국세청에서 자금 출처를 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여당이 배 씨 부동산 자금 출처를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은 배 씨와 이재명 대표 부부의 인연이 오래됐고, 이 때문에 ‘차명 재산’ 가능성을 의심하는 것이다.
그것이 차명 재산이라면 그 출처는 어디일까?
대장동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대장동 범죄수익 은닉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렇다면 그가 은닉했으나 아직 드러나지 않은 범죄수익 일부가 배 씨에게 흘러 들어간 것은 아닐까?
그게 배 씨에게 흘러 들어갔다면 과연 그 돈은 배 씨의 것일까?
대방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이런 국민의 궁금증은 날이 갈수록 해소되는 게 아니라 더욱 증폭될 뿐이다. 그 사건 관계자 중에는 불행하게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로 이례적으로 많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 이제는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 관계 기관의 진실규명 의지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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