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 대통령 비속어 사용 논란에 입장 차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25 11:55:0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유승민 “정말 X팔린 건 국민”...김기현 “柳, 도의 아냐”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비속어를 사용했다는 논란이 커진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5일 “유승민 전 의원이 ‘쪽팔린다’라며 강하게 비판하자 김기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입단속을 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러자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스승이라는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 '외교 참사' 대목을 조목조목 짚으며 "정신 차리십시오"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요?"라고 힐난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님, 정신 차리십시오"라며 "나토 방문은 온갖 구설만 남기고, 한국까지 온 펠로시 미국 하원 의장은 패싱했다"면서 "영국 여왕 조문하러 가서 조문도 못 하고, 유엔 연설은 핵심은 다 빼먹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예고된 한미정상회담은 하지도 못하고, 한일정상회담은 그렇게 할 거 왜 했는지 모르겠다"며 "마침내 카메라 앞에서 '이XX들... X팔려서 어떡하나'(라고 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말 X팔린 건 국민들입니다.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의 몫인가요?"라고 힐난했다.


이에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김기현 의원은 "이런 자극적 표현은 결과적으로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일 뿐이다"며 "국익을 키워나가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대통령의 순방성과를 평가해야 할 우리 당 내에서 대통령을 향해 '쪽팔리다'느니 하면서 과도한 비난과 폄훼를 쏟아내는 건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의에 맞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윤상현 의원도 "정말 유 전 의원께서 직접 쓴 글 맞나? 믿을 수 없다"며 가세했다.


앞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해당 논란에 대해 "우리 야당을 말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야당의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윤 대통령을 비롯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아직 한국에 귀국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 “민주당과 좌파 언론 입장에서는 아쉽겠지만, 외교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과 일부 언론을 겨냥해서는 “국적보다 당적이 우선인 민주당은 국가의 외교마저 폄훼하여 반사이익을 얻어내려고 했다”면서 “보수정당 비난을 업으로 삼은 좌파 언론은 운동권 초년생처럼 호들갑을 떨며 격문을 날리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과 좌파 언론이 만든 조작과 선동의 티키타카, 이것이 바로 사건의 본질”이라며 “해프닝을 애써 외교참사로 비화하는 것이 바로 저들의 뒤틀린 욕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야당과 좌파 언론은 윤 대통령 일행이 영국에 도착할 때부터 조작과 선동으로 혹평을 가했다”며 “조문도 못했다는 둥, 홀대를 받았다는 둥, 조문록은 왼쪽이라는 둥, 베일 착용이 어떻다는 둥 외교를 저질스러운 예송논쟁으로 격하시켰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환했다. 조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직격했다. 또 앞서 올린 글에서도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적한 이 대표를 향해 “방송으로서의 MBC 문제는 제쳐놓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언급할 자격이 있나요?”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은 논란과 관련 “사건이 일어났을 때는 언제나 정면돌파를 해야 한다”며 “곤란한 순간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면 거짓이 거짓을 낳고 일은 점점 커진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