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박지현 vs 작아진 이준석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5-22 1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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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각종 현안에 목소리...‘진짜 대표’ 자리 앉아 의사봉 쥐고 의결도
李, ‘성 상납’ 의혹에 징계절차 개시...지선 이후 대표직 유지 어려워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정치입문 4개월 차인 26세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발언이 갈수록 세지면서 존재감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반면 비록 지금까지 한 번도 총선에서 당선된 적이 없는 ‘0선’이지만 정치입문 10년이 넘은 37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존재감은 당 윤리위의 징계절차 개시 이후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22일 “최강욱 의원의 성적 발언 논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문제에 강경하게 대처한 박지현 위원장이 각종 정치 현안에도 목소리를 강하게 내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비공개회의가 진행되면 한명숙·문재인·이해찬 대표가 앉았던 ‘진짜 대표’ 자리에는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이 아닌 박 위원장이 앉아 의사봉도 박 위원장이 쥐고 의결할 정도로 입지가 커졌다”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청년 정치 경쟁자인 이준석 대표를 향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지난 19일 KBS라디오에서 “민주당이 성폭력 범죄를 감싸면 이준석 대표를 어물쩍 넘기려는 국민의힘과 뭐가 다르겠느냐”라며 “이 대표의 성 상납 사건도 당 대표직을 사임해야 할 정도로 중대한 사안인데 이것에 대해 침묵하는 있는 것에 문제의식을 많이 느낀다”고 지적했다.


전날 광주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자신이 팸플릿을 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제 옆에 있던 이준석 대표도 안 보고 부를 수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을 향한 논란을 상대당 대표를 향한 역공으로 맞선 것이다.


하지만 지난 1월 27일 박 위원장이 입당할 때만 해도 민주당에서 그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지난 3월 대선에서 박 위원장은 2030여성 표심을 끄는데 일정 부분 역할했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빛이 바랬다. 그가 3월 13일 비상대책위원장에 임명되자 당내에선 “26살 정치신인에게 당 대표급인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것은 당의 위기를 자초할 수도 있다”라는 말도 나왔다.


그러나 비대위원장으로 활동한 지난 두 달간 당내 평가는 조금 달라졌다. 그는 지난달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의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경선 배제 결정을 비대위에서 뒤집었다. 지난 6일에는 당내 이견에도 이재명 위원장을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전략공천했다. 최근 성비위 논란에 휩싸인 3선 박완주 의원에 대해선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까지 끌어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완주 사건’에선 박 위원장이 피해자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안다”라며 “보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사안을 파헤친 것이어서 더 단호하게 조치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선 박 위원장이 8월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출마할 거란 전망도 있지만 “친이재명계 당원들의 낙선 표적이 될 것”이란 말도 나온다.


그만큼 당내 존재감이 커졌다는 의미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지방선거 이후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양희)가 지난달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와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성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준석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를 개시하기로 의결한 탓이다.


윤리위 관계자는 당시 "윤리위원 만장일치로 이 대표에 대한 징계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다가오는 6·1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이 대표 등에 대한 징계 절차 진행을 선거 이후로 보류하자는 의견이 한때 제기됐지만, "선거 공학으로 따질 일이 아니다"라는 결론 아래 절차 개시 시기를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설명했다.


당 윤리위는 그만큼 사안을 중대하게 보았다는 의미다.


실제 징계 여부는 본인 통보 및 소명 절차 등 추가 심의를 통해 결정된다.


윤리위의 징계 수위는 제명, 탈당 권고, 당원권 정지, 경고 등 4단계다. 징계가 확정되면 대표직 유지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직 당대표에 대한 징계 안건이 윤리위에 정식으로 회부된 것은 국민의힘과 그 전신 정당들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로 알려져 파장이 적지 않다. 야당에서는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연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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