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본격 국면에 돌입하면서 강성 지지층이 빠르게 결집하는 가운데 31일 현재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장동혁 의원 간 양강구도로 전대 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 같은 판세는 과반 투표자가 없을 경우 당원 80%, 일반 20% 비율로 반영되는 결선 투표 룰 규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다.
현재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장동혁ㆍ안철수ㆍ조경태ㆍ주진우 의원, 양향자ㆍ장성민 전 의원이 후보등록을 마치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다.
김문수 후보는 ‘강한 국민의힘, 단결하는 국민의힘, 승리하는 국민의힘’ 등 3대 비전이 담긴 공약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이재명 총통 독재정권이 법치를 무너뜨리고 정치 보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금은 단결과 투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동혁 후보는 “연일 내부 총질자들에 의해 당이 온통 극우 프레임에 빠지고 있다”며 “반드시 당 대표가 되어 당과 당원을 모독한 자들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결기를 드러냈다.
장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싸우지 않는 자 배지를 떼라.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반면 ‘탄핵찬성파’인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이 한국사 강사 출신인 전한길씨 유튜브 출연을 예고한 김 후보와 장 후보에 날을 세우며 반격에 나섰다.
안 후보는 “당이 극우화된 지도부에 장악되면 정당 해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친길 대표-계몽령 최고위원-윤 어게인 청년 최고’ 조합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런 지도부는 지방선거 패배시 책임도 지지 않고 좀비 정당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조경태 의원은 이에 앞서 “극우 세력이 당권을 잡으면 국민의힘의 미래는 없다”며 “찬탄파의 연대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양향자 후보와 만나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송언석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에서 어떤 방송에 출연할지는 후보자의 전략적 판단에 달렸다”며 “지도부나 선관위가 일일이 간섭하긴 어렵다”고 일축했다.
이날 오전 KBS 라디오에 출연한 송 비대위원장은 “그(전한길씨)의 언행이 당헌ㆍ당규에 저촉되는지 여부는 서울시당에서 조사 중”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리위 조치 가능성에 대해서도 “윤리위는 당무감사위와 함께 유이한 독립기구로, 당의 개입 없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특히 한동훈 전 대표가 전씨를 “극우 감별사”라고 지칭한 데 대해서도 “극우라는 표현에 대한 견해는 갈리고 있다”며 “그 자체가 내부 분열 프레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 이후 찬탄파가 중심을 잃은 반면, 반탄파 양강 체제가 빠르게 굳어지는 양상”이라며 “찬탄파 진영이 혁신 연대를 구체화하지 못하면 판세 반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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