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는 국민이 바보로 보이는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5-21 13:4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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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부산 북구 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소속된 로펌 '다함'의 홍종기 대표 변호사가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주식 파킹' 의혹을 제기했다.


이 의혹이 급기야 ‘양다리 걸치기’ 의혹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하정우 후보가 네이버 AI 센터장을 하면서 네이버의 경쟁사인 업스테이지로부터 주식을 받고 업스테이지를 위해 일했다는 사실이 이번에 드러났다.


정말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삼성 갤럭시 개발 담당자가 애플에서 주식을 받고 애플 아이폰 개발을 위해 일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좀 더 심하게 표현하면 한일전 축구 시합을 하는데 한국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일본으로부터 돈을 받고 공이 오면 일본 선수에게 슬쩍 패스해 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


실제로 그와 유사한 일이 발생했다.


하정우 후보가 청와대 AI 수석으로 AI 정책을 총괄하는 당시 자기가 주식을 받은 업체인 업스테이지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사업'(독파모) 프로젝트 5개 업체 중 하나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대기업들을 제치고 최종 경쟁 3개사에 포함됐다. 그가 몸담았던 경쟁사인 네이버는 탈락하고 말았다.


최근에는 금융위원회 산하 국민성장펀드에서 560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금융위는 업스테이지가 독파모 1차 평가를 통과해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따라 적자누적 상태였던 업스테이지는 파격적인 투자를 받아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


이 모든 일은 하정우 수석이 업스테이지의 주식을 받고 청와대 AI 수석으로 재임하던 기간에 발생했다. 하 후보가 주식을 보유한 기업이 독파모 선정과 56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로 이어진 것은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 하정우가 뇌물 성격의 주식을 받고 그 업체에 혜택을 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데 논란이 되지 않으면 오히려 그게 이상한 것이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이는 이해충돌로 명백한 범죄행위다.


그런데도 하정우 후보는 전혀 부끄러움을 모른다.


실제로 하 후보는 “업계 관행”이라며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했다.


참 가관이다.


어떻게 ‘양다리 걸치기’가 관행일 수 있는가.


네이버뿐만 아니라 IT 업계에서는 임직원이 외부 기업 자문 대가로 비상장 주식을 수령하는 것은 이해충돌 및 겸업 금지 의무 위반에 해당해 사규로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관행”이라는 그의 해명은 거짓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국민이 그런 것조차 모르는 바보들일 것이라고 여겼다면 큰 오산이다.


그리고 주당 7만 원이 넘는 주식을 고작 100원씩만 받고 팔아넘긴 것 역시 석연치 않다.


실제로 하정우 후보는 현재 장외시장에서 주당 7만 원 선에서 거래되는 주식 4444주를 주당 단돈 100원씩만 받고 개인에게 넘겼다.

 

세상에 어떤 바보가 그런 일을 하겠는가.


그래서 하정우 후보가 공직에 있는 동안 주식을 잠시 누군가에게 넘겨뒀다가 퇴임 후 다시 찾아오기 위해 이른바 '주식 파킹'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오는 것이다.


공직자는 주식을 백지 신탁해야 하는데 그냥 100원씩에 넘긴 것처럼 눈속임했다가 다시 찾아오려고 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하정우 후보는 "주식 매각 과정을 차명 보유 의혹으로 비약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기본적인 투자 구조와 생태계 메커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억지 주장"이라며 "향후 이와 같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계속될 경우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하정우 후보의 눈에는 국민이 관행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매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보들로만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다면 국민이 바보가 아니라는 걸 보여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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