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전성시대’ 올까 두렵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10-20 13: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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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검찰청 간판이 내려지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문을 열었으나 뭔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온다.


이재명 정권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권력의 독점을 막겠다는 취지로 이른바 검찰개혁이라는 걸 단행했지만, 그게 누구를 위한 것인지 ‘알쏭달쏭’하다.


평생을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대다수 국민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검찰개혁’이라는 명목으로 단행된 사법체계 혼란을 반길 사람들은 국민이 아니라 범죄자들일 것이다.


그동안 범죄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검찰은 이제 수사의 ‘수’자도 꺼낼 수가 없다. 수사지휘권은 물론 보완수사권마저 완전히 박탈해 버린 탓이다.


모든 범죄 수사는 이제 전적으로 경찰의 수사 능력에만 의존해야 한다.


국민은 이 점이 불안하다.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처리 과정을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이 사건은 처음엔 성범죄 사건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실제로 초기 경찰 수사에서는 단순 중상해 사건으로 처리됐다.


그런데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CCTV 분석, 휴대전화 기록, 범행 동선 등 추가 증거를 확보했고, 그 결과 성폭행 목적 범행이라는 정황이 새롭게 확인되었고, 공소장은 강간 등 살인미수 혐의로 변경됐다.


만일 보완 수사가 없었다면 사건은 단순 중상해 사건으로 끝났을 것이고, 피해자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피해자가 "제발 피해자의 편이 되어 달라"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완수사권 폐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호소한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그런 피해자의 절규에 귀를 닫았다. 이러다 ‘범죄자 전성시대’가 오는 게 아닌가 두렵다.


형사사건은 사람의 인생이 걸려 있다.


가해자가 억울하게 처벌받아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범죄자가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일도 없어야 한다. 그게 제대로 될지 의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사법체계가 무너지는 이런 격변의 시기에도 법무부 장관은 물론, 공소청장과 경찰청장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주요 형사사법기관의 수장 자리가 모두 ‘직무대행’이라는 임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제도는 바뀌었는데 기관을 책임지고 움직일 사람이 없는 것이다. 수사·공소기관 수장의 공백이 길어져 범죄자 전성시대가 열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될 게 불 보듯 뻔하다.


그나마 우여곡절 끝에 김지용 중수청장이 임명된 건 다행이지만, 이 사람의 언행을 보면 믿음이 가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겠다”라고 했지만, 임명장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국무회의부터 참석했다. 국무회의 출석 여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한 지 불과 하루 만에 이 대통령 앞으로 ‘조르르’ 달려간 것이다.


오죽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수사의 정치화’ 청산은커녕, 정치가 ‘수사화’ 될 판”이라고 한탄했겠는가.


이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국민은 기댈 곳이 없다.


범죄자 전성시대가 열리는 현실 앞에 국민은 무기력하게 자신을 괴롭히는 일이 없기만 바라고 바랄 뿐이다. 이렇게 사법 시스템을 바꿔 버린 것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다. 이재명 정권은 그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대로 폭락한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르는 것은 그런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강력한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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