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당원 참정권 침해’ 전수조사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10-19 09:36:14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국민의힘 용인갑 조직위원장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자동응답시스템(ARS) 오류 논란은 단순한 오류 문제가 아니라 ‘당원의 참정권 침해’라는 심각한 문제다.


더구나 용인갑만의 문제가 아니라 곳곳에서 유사한 사례가 잇따랐다는 제보가 각 언론사에 빗발쳤다.


6.3 지방선거 당시 빚어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서울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라 알고 보니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던 것과 흡사하다.


그렇다면 이는 용인갑 조직위원장을 후다닥 임명하고 대충 덮고 넘어가선 안 된다.


왜 이런 어이없는 사태가 발생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한 후에 재선거하든 처음부터 다시 경선절차를 밟든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의 시스템이 문제가 있다면 그 시스템을 그대로 운영해선 안 된다. 오류가 있다는 게 확인되면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금의 선관위가 문제가 있는 만큼 선관위 시스템을 전면개조해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경선 참여자들이 경선에 승복했으니 그냥 덮고 넘어가자는 식의 태도는 옳지 않다.


이에 대한 양향자 최고위원의 문제 제기는 당연하다.


이건 경선 불복이냐 승복이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제도를 바로 잡자는 것이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결과에는 승복하지만, 정확한 진상규명과 재조사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경선 불복이나 계파 갈등으로 비화하는 것은 본질을 흐리는 것이라며 전면 재조사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선 것이다.


맞다.


조직위원장 선정의 기반이 된 당원직선제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경선 시스템의 문제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번 경선 과정에서 ARS 오류가 발생한 만큼 이를 용인갑 지역 결선뿐 아닌, 1차 경선 및 전 지역의 현황을 총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용인갑 당원 4155명 중 1500여 명만 답변하고 나머지는 답변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조사하는 게 정석이다. 왜냐하면, ARS는 전화 받는 것 자체가 투표용지이고 그 투표용지를 받지 못했다면 그건 당원들의 참정권이 침해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당 지도부 흔들기가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바로잡는 게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장동혁 대표가 ‘당원 주권 주의’를 주창하며 당원들이 직접 조직위원장을 선출하는 제도를 만들었는데 그게 엉터리라면 대표는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반면 그게 잘못됐다는 걸 파악하고 전수조사해 바로 잡으면 당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질 것 아니겠는가.


그게 당 대표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바른 선택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양향자 후보가 '부실 경선' 문제를 제기했던 경기 용인갑 조직위원장에 윤재복 후보를 다급하게 임명하고 말았다.


윤재복 후보는 장동혁 대표 팬클럽 사무총장이라고 한다. 물론 장 대표가 그래서 윤재복을 부랴부랴 임명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보면 그런 의구심이 제기되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런 당 대표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장동혁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원 참정권 침해 사실을 전수조사해 바로 잡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정희용 사무총장과 조승환 여의도연구원장에 대해 그 책임을 묻고 직에서 물러나도록 해야 한다.


이건 선거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고 노태악을 선거관리위원장에서 물러나게 한 것과 같은 이치다. 정석으로 가는 건 결코 돌아가는 길이 아니라 지름길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