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탄핵이냐 이재명 탄핵이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10-18 1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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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논의를 공식화했다. 자진 사퇴 압박에 머물던 지도부가 강경파의 탄핵 요구가 거세지자 수위를 끌어올린 것이다.


실제로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열흘 사이 세 차례에 걸쳐 발언 수위를 높였다.


지난 7일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마지막 도리'라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던 김 대표는 14일에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진 사퇴의 인내도 무한대는 아니다'라고 경고했다.


급기야 16일에는 당 유튜브 방송에서 '모든 사안과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라며 탄핵을 직접 거론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범여권 의원 100명 이상이 서명한 조희대 탄핵안은 아직도 발의되지 않았다. 지금도 탄핵해야 한다는 말만 무성할 뿐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을 위한 구체적인 행보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차지한 범여권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탄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외형적으로는 국회가 탄핵의 주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탄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건 국민이기 때문이다.


물론 숫자로만 따지면 민주당은 탄핵안을 단독 처리할 수 있다. 대법원장 탄핵안은 재적의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의결되는데, 민주당 의석은 161석이다. 탄핵소추의결서가 송달되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리게 된다.


헌재는 여론을 살필 수밖에 없다. 헌재는 어차피 정치 재판이기 때문이다. 국민이 조희대 탄핵을 반대하면 아무리 민주당이 헌재를 장악했더라도 국민의 뜻에 반하는 결정을 내릴 수 없다. 민주당도 그걸 모를 리 없다.


김민석 대표 등 민주당 인사들이 조희대 탄핵을 여러 차례 입에 올리면서도 탄핵을 추진하는 못하는 것은 그래서다.


다만 민주당은 비록 조희대 탄핵은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탄핵안을 발의해 헌재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그의 직무를 정지하도록 만들 수는 있다.


즉 내년 2월에 법원의 정기 인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그전에 조 대법원장의 직무를 정지시키면 그의 인사권 행사를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게 목적이라면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대까지 폭락한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민심에 역행하는 조희대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그야말로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장동혁 대표가 "한번 밀어붙여 보라. 그날이 이 대통령의 마지막 날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은 그런 까닭이다.


실제로 그나마 30%대를 가까스로 유지하는 국정 지지율이 조희대 탄핵 추진으로 20%대까지 폭락할 수도 있다.


그러면 이재명 대통령은 국정 동력 상실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하게 된다. 민주당에서도 난파선을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고 범여권에서 ‘이재명 탈당’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할 수밖에 없다. 그나마 ‘탈당’을 요구하는 수준에서 그치면 다행이겠으나 2028년 총선에 출마해야 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자신의 금배지를 지키기 위해 ‘이재명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런 사태에 이르면 걷잡을 수 없다.


경고하거니와 ‘조희대 탄핵’을 추진하면 그 역풍이 민주당을 강타하고 나아가 ‘이재명 탄핵’이라는 후폭풍이 정국을 강타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조희대 탄핵이냐, 이재명 탄핵이냐’를 결정하는 건 국회도 아니고 헌재도 아니다. 오직 대한민국의 주권자인 국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걸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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