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위' 징계 심사 앞둔 이준석, 고립무원 가속화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30 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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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 전격 사퇴..."할 일 없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성상납 비위 의혹 등으로 윤리위원회 징계 심사를 앞두고 점차 고립무원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특히 박성민 당 대표 비서실장이 30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하면서 최근 표출된 당내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관계자) 측과 이 대표 간 갈등 상황에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박 실장의 비서실장 임명이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가교'라는 상징성을 가졌다는 점에서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손절'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박 실장은 임명 당시 이 대표의 비서실장직 제안을 몇 차례 고사했으나,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 이 대표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비서실장직 수락을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실장은 울산중구청장 재직 중이던 2014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윤 대통령이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당시 인연을 맺은 이후 친분을 유지해왔다.


박 실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더 이상 (이 대표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는 것 같다. 도움도 안 될 것 같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이에 앞서 친윤 박수영 의원도 전날 “Two 이씨가 데칼코마니다. 자기 살기 위해 당을 망치는”이라는 짧은 페이스북 글로 눈길을 끌었다. 박 의원이 언급한 ‘Two 이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라는 분석이 따른다.


그런가 하면 지난 14일 일반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준석 대표 칭찬글'에는 “글쎄요”라고 직접 댓글을 달았다.


당시 해당 페이스북에는 “반 이준석 2030 우파 정치인이 왜 하기 어렵냐면 일단 토론으로는 이준석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함”이라며 “이준석 자체가 재능러(재능이 많은 사람)인데 10년 (정치) 경험도 쌓인 거라 단시간에 절대 못 따라잡음. 이준석은 사실 독서량도 굉장히 많고 모 핵심 이핵관(이준석 핵심 관계자) 기자 피셜(주장)로는 국가 운영에 대한 전반적 청사진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함”이라는 글이 있었고 박 의원이 댓글로 의견을 표명한 것이다.


이어 해당 계정주가 “어떤 면에서 의원님이 글쎄라고 보시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라고 요청하자 박 의원은 “그 정도 수준이 되는지 의문”이라며 거리를 뒀다.


이런 가운데 최근 '윤핵관'인 장제원 의원과 이대표 간 갈등 상황도 도아 위에 올랐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주말 윤 대통령과의 회동설을 놓고도 대통령실과 진실게임을 벌였다.


이 대표 측이 윤 대통령과 사실상 회동이 있었다고 확인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데 대해 대통령실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대응에 나서자 이 대표에 대한 거리두기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최고위원회 구성 문제도 안 의원과 친윤계의 전략적 제휴 기류 속에 이 대표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는 윤리위가 징계 결론을 내린다 하더라도 이 대표 측이 최고위 내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징계처분을 취소 또는 정지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안 의원이 추천한 정점식 의원과 김윤 전 국민의당 서울시당위원장 임명이 관철될 경우 이 대표로서는 최고위 내 주도권마저 잃게 된다.


이 때문에 윤리위 개최에 앞서 최고위 인선 문제로 이 대표 측과 친윤계가 정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친윤계 핵심인 장제원 의원이 최고위 내부 갈등 양상과 관련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인가”라고 직격하자, 이 대표가 “다음 주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맞대응한 것이 그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간장’을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제원’의 줄임말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준석 대표가 자신을 지키기 위해 너무 전선을 확대시킨 측면이 있다"며 “당 대표 비서실장의 사임으로 고립무원의 처지가 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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