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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년정책의 방향타는 대체로 서울특별시에서 먼저 움직였다. 그리고 올해, 서울시는 2026년을 ‘청년성장특별시’ 원년으로 선포하며 2030년까지 완성을 목표로 하는 「제3차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정책 소개가 아니라, 청년을 ‘보호의 대상’이 아닌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기존 청년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다. 이제 청년은 더 이상 단순한 지원의 대상이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고 만들어가는 파트너로서 이미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후 지원에서 선제 투자로>
그동안의 청년정책이 문제 발생 이후의 지원에 머물렀다면, 3차 기본계획은 출발선 자체를 앞당겼다. ‘복지 중심’에서 ‘성장 중심’으로, ‘사후 대응’에서 ‘선제 투자’로의 전환이다.
대학 졸업 후 첫 취업까지 평균 11.5개월이 소요되고,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증가하는 현실에서 서울시는 사회 진입 기간 단축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대표 사업인 5단계 커리어 사다리 ‘서울 영커리어스’는 대학 1~2학년부터 진로 탐색, 실무 프로젝트, 학점 연계 인턴십, 취업 연계 프로그램까지 단계적으로 설계해 재학생 중심의 일 경험을 지원한다. 청년의 준비와 기업 수요 사이의 간극을 구조적으로 줄이려는 전략적 접근이다.
창업 분야에서도 ‘로컬청년성장허브’를 통해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지자체, 기업, 투자자를 연결하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한다. 청년의 아이디어가 지역의 경계를 넘어 확장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구상이다.
<주거와 자산, 성장의 기반을 다지다>
성장은 버틸 수 있는 기반 위에 가능하다. 서울시는 청년 주거의 구조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정책도 병행한다. 사회초년생의 보증금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주거씨앗펀드’, 산업클러스터 중심의 ‘청년성장주택’, 취·창업 몰입을 돕는 ‘청년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비정규직 청년의 국민연금 부담을 완화하는 ‘청년미래든든연금’ 역시 눈에 띈다. 고용 형태가 불안정하더라도 미래 준비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망을 보강한 조치다.
특히 재무 상담과 금융 교육을 제공해 온 ‘서울 영테크’의 고도화는 자산 형성을 단순 지원이 아닌 ‘역량 강화’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 준비하는 주체로 청년을 세우겠다는 방향이 읽힌다.
<청년은 동반자, 시정의 파트너>
이번 계획에서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참여·소통’의 강화다. 서울시는 대학생 등 청년 인재로 구성된 ‘서울 청년 파트너스’를 운영해 주요 시정 사업의 기획·홍보·아이디어 제안 과정에 청년을 참여시킬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포트폴리오로 이어지는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참여 모델이다. 활동 확인서 발급, 봉사 시간 인정, 경력 구축 지원 등 실질적 인센티브도 마련된다. 기존 청년 참여기구인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와의 연계·차별화 역시 주목할 대목이다.
‘대학생 리더 오픈 테이블’, ‘청년위원회담’의 정례화 또한 정책 결정 과정에 청년의 목소리를 제도적으로 반영하려는 장치다. 방향은 분명하다. 청년을 위한 정책을 넘어, 청년과 함께 만드는 정책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AI 전환의 흐름 속에서 청년의 미래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도 포함됐다. ‘청년취업사관학교’는 AI 중심으로 커리큘럼을 재편해 2030년까지 3만 명의 AI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청년수당 역시 단순 현금 지원을 넘어 ‘성장지원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서울시 청년정책 종합 플랫폼 ‘청년 몽땅 정보통’에는 AI 기반 초개인화 서비스를 도입하고, 중앙정부 및 민간 데이터와의 연계를 확대한다. 정보 접근의 문턱을 낮추고 정책 체감도를 높이기 위한 ‘청년 정책형 디지털 전환’이다.
<포용과 균형 속에서 완성되는 ‘청년성장특별시’>
이번 기본계획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성장 전략이 가장 어려운 청년에게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보도된 바와 같이 서울시는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 종료 청년 등 ‘사회배려청년’을 선제 발굴해 주거·이사비 지원과 마음건강 상담을 연계하고 있다. 성장 정책이 취약 청년에게 닿을 때 비로소 정책의 완성도는 높아진다.
<상경 청년의 삶과 서울의 책임>
또한 청년의 도시 이동과 삶의 질 측면에서도 중요한 맥락이 있다. 2025년 조사에 따르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청년의 평균 소득은 비수도권에 머물렀을 때보다 약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도권 이동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경력과 소득 상향을 위한 현실적 전략임을 보여주며, 서울이 청년에게 기회의 무대로 기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상경 청년은 높은 주거비와 생활비라는 부담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임차보증금 지원, 성장주택, 청년 오피스 등은 단기적 지원을 넘어 청년이 안정적으로 삶을 설계하도록 돕는 기반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장기적 시각과 균형의 과제>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의 균형도 필요하다. 최근 청년정책이 1인 가구와 주거 문제 중심으로 설계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단선적으로 확대할 경우 출산·가족 형성 등 생애주기 정책과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건강한 청년정책은 개인의 안정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 공동체,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오늘의 청년이 내일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을 강화하는 일과도 직결된다.
서울의 청년정책은 지금처럼 도전과 성장, 참여를 기반으로 한 선제 전략으로 나아갈 때, 단기적 성과를 넘어 장기적 경쟁력과 지속 가능성을 갖출 수 있다. 청년이 자립과 성장을 경험하고 가족과 사회로 이어지는 생애 전반의 삶을 그려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서울, 성장하는 서울의 청사진이 될 것이다.
2030년 완성을 목표로 한 ‘청년성장특별시’는 단순한 지원 확대가 아니다. 청년의 도전이 도시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청년의 참여가 행정 혁신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청년은 보호의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다.
‘청년성장특별시’는 선언이 아니라, 참여와 균형 속에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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