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중재안 합의 파기 소동에 권성동 체제 ‘흔들’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4-26 14: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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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權, 원안 처리에 동력 제공...원내지도부가 책임 져야”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에 이어 윤석열 당선인까지 검수완박 중재안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여야 합의 사흘만에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수완박법 중재안을 재논의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에 따라 책임론이 부상하면서 선출 3주도 안 된 권성동 원내지도부가 위기를 맞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성동원내대표는 26일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합의안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중재안 재협상에 응해달라고 촉구, 자신이 주도한 중재안 합의가 잘못된 것이란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여야가 합의했다 하더라도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게 우선"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박병석 국회의장의 검수완박법 중재안 합의에 대해 민주당 측 수용여부와 상관없이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중재안 속 검찰의 기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 가운데 부패·경제만 남긴 것에 대해 '야합'이라는 비판이 거세자 재논의를 공론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출범 보름밖에 안된 원내지도부 리더십도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권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중재안에 공동 서명한 뒤 페이스북을 통해 "180석 민주당을 상대로 '최악의 결과'를 막기 위해, '차선의 대안'을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자평한 바 있다. 당시 의원총회에서도 다소의 우려가 나왔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측근이자 검찰 출신의 전문가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가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평가해 믿고 중재안 합의 과정을 일임하자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반발, 주말 사이 이준석 당대표와 안철수 인수위원장의 공개 비판, 그리고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쏟아지는 당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돌변하기 시작했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까지 중재안에 대해 "정치권이 깊게 고민하고 중지를 모아 달라"며 재논의를 시사하자, 양당이 의원총회에서 추인해 합의된 국회의장중재안이 사흘 만에 뒤집히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권 원내대표가 노련하게 협상을 이끌지 못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며 "특히 윤석열 당선인과 사전교감없이 급박하게 중재안을 추진한 실책에 대해 명백하게 책임소재를 가려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당 관계자도 "민주당 강성 의원들에게 검수완박 원안 처리를 위한 동력을 제공한 상황"이라며 "한덕수 국무총리 인준 부결까지 이어질 경우 정상적인 정권 출범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주 합의된 중재안을 기초로 법안 심사를 진행하고, 4월 임시국회 내에서 법안을 처리한다는 기존의 뜻을 굽히지 않는 모습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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