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당심 70%’ 경선룰 개정 놓고 내홍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11-27 14: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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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당협위원장들 “신중한 검토 필요” 성명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국민의힘이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당심 70%’를 반영하는 룰 개정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서울지역 당협위원장들이 27일 “우물 안 개구리는 바다의 넓이를 알지 못 한다”며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나서면서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성명서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가 우리 당에 불리한 구도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심 반영 비율을 축소하는 결정이 본선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선거는 지방행정의 성과와 생활 정책의 체감도, 지역 현안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직접 반영되는 선거”라며 “지역 여론이 곧 본선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민심을 뒤로한 채 당심을 우선해 후보를 결정하는 방향은 중도층과 무당층이 확대되는 흐름 속 우리 당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택인지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당심과 민심의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현실은 이미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며 “지금 국민의힘에 필요한 것은 딱딱한 내부 결집이 아니라 국민께 다가가는 유연성과 민심 회복”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도 “확장 지향의 길을 갈 때임이 분명한데 오히려 축소 지향의 길을 가고 있다”며 “신중해야 할 국면”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서울 주택공급 절벽의 원인과 해법’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평소에는 핵심 지지층을 단단하게 뭉치는 축소 지향의 길을 가다가도 선거가 6개월, 1년 전으로 다가오면 오히려 지지층을 확산하는 입장을 취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70% 반영’ 개정안이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나경원 의원이 단장을 맡은 지방선거총괄기획단에서 논의된 데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사회에도, 정치권에도 상식이라는 것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조은희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심 70% 경선 룰은 민심을 외면한 자충수”라며 “당심 70% 경선룰은 뿌리를 세우는 결단이 아니라 스스로 그 뿌리를 말리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와 지방선거 기획단을 싸잡아 비판했다.


앞서 국민의힘 지방선거총괄기획단은 2026년 6.3 지방선거 후보자들에게 적용할 경선 룰 중 현행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안을 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로 개편하는 안을 발표했다. 지선 기획단 대변인인 조지연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기초단체장들과의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7대3 비율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다”며 “당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는 일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과제”라고 룰 개정에 대한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한편 이날 성명서에는 조은희, 박정훈, 고동진, 김재섭 등 원내 당협위원장 4명과 오신환, 현경병, 송주범, 이재영, 구상찬, 이혜훈, 최재형, 김경진, 장진영, 김근식, 김영주, 강성만, 호준석, 박용찬, 이종철, 김원필, 함운경, 홍인정 등 18명의 원외 당협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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