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중립-친문, 이재명 전대 출마 반대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07 14:2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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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전대 출마가 책임정치에 부합“...집단 대응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 중립성향의 이상민 의원이 7일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친문계 의원들의 반대는 더욱 거세다.


하지만 친명계는 이재명 의원의 당권 도전 명분 쌓기에 주력하는 모양새여서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 지방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전 대표의 명분 없는 출마’,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건’, ‘공천 잡음’,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독주’ 등을 지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이재명 의원에 대해선 “(이 의원이)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책임을 인정 안 하는 건 매우 볼썽사납다”며 “책임의 경중에 따라서 질 사람은 지고 깨끗이 또 물러날 사람은 물러나고 해야 할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현재 친명(친이재명계), 친문(친문재인계) 등 당내에서 이뤄지는 여러 공방이 최근 전개되고 있는데, 마치 이재명 쪽과 아닌 쪽인 것으로 흐르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며 “이런 것이 확산하지 않도록 이재명 의원 빠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6그룹 중진이자 당내 대표적 전략통인 우상호 의원도 이 의원이 당권을 잡는 게 차기 대선에 오히려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우 의원은 전날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대권 후보가 당권 주자가 되면 특정 진영의 대표성이 강화돼 중도를 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지는 한계가 있다"며 "(당대표가 되면) 당내 세력은 좀 모을 수 있는데 반면에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는데 대권 주자를 지지할 수 있는 쪽을 놓치는 우를 범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대권 후보가 당권을 잡으면 당이 항상 시끄러웠고 내분이 생겼다"며 "통합형 지도자로서 보이기가 어렵다는 점을 걱정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친문계의 반발이 더욱 거세다.


급기야 친문계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공천의 적절성에 대한 당 차원의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친문계 핵심 홍영표 의원은 전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공천 과정과 관련해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송영길 후보가 서울시장 출마하는 것은 안 된다고 판단해서 컷오프(공천배제)까지 시켰는데 그걸 하루 저녁에 뒤집은 것은 나중에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송 후보를) 컷오프하고 새로운 대안을 좀 만들어보자던 상태였다. (그런데) 송 후보 컷오프를 무효화시키고 다시 의미도 없는 경선을 하겠다고 바뀌었다"라며 "당의 공식기구에서 컷오프를 했는데 갑자기 어느 단위인지도 모르게 뒤집어졌다"라고 의구심을 보였다.


실제로 지난 4월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송 후보를 컷오프하기로 결정했다가 지도부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러한 결정을 뒤집은 바 있다. 그 결과 송 후보와 김진애 전 의원을 대상으로 100% 국민경선이 시행됐고 최종적으로는 송 후보가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당시 송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게 되면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은 국회의원 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됐고 이재명 의원이 들어와 금배지를 달게 됐다. 이런 과정들이 의문투성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친명계에서는 이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는 게 오히려 책임정치에 부합한다며 당권 도전의 명분을 쌓기에 나선 모양새다.


검찰개혁 강경파 초선 모임 '처럼회' 일원으로 지난 대선 경선 당시 호남에서 가장 먼저 이 의원 지지선언을 한 바 있는 민형배 무소속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가장 큰 자산을 가진 정치인인데 당이 지금 무너진 상황에서 '나 모르겠다, 여러분끼리 잘 알아서 해봐라'는 건 정말 무책임한 태도"라며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책임론과 관련해서도 “특정한 사람 두고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책임에 경중이 있지만, 근본적으로 보면 민주당의 집단책임"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총괄특보단장을 맡았던 안민석 의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을 꺼낸 친문계를 겨냥해 "그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지난 시절에 안 그랬냐. 정말 철저한 어떤 계파의 이해와 계파 관계에 의해서 당을 운영했고 공천도 그래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과거에도 그랬던 분들이 지금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은 온당치 않고 비이성적"이라며 "(친문이) 과거에는 더 했다. 4년 전 지방선거 공천도 마찬가지"라고 쏘아붙였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대위 대변인을 맡았던 현근택 변호사도 같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재명 책임론에 대해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후보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었느냐. 서울시장에 아무도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재명 의원을 공격하는 분들이 대부분 당권 주자로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분들이다. 그런데 이분들이 대부분 국회의원 3선 연임 초과 금지에 해당되는 분들"이라며 "국회의원에게 다음에 공천을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는 생존의 문제인데 본인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서 나서는 것 아닌가"라고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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