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불법 대선자금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수사가 전개되면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를 두고 진실게임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남욱 변호사가 21일 천화동인 1호 지분과 관련해 "이재명 지분이라는 걸 김만배에게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남 변호사는 "2015년 2월부터 천화동인 1호 지분이 이재명 시장실 지분이란 것을 알고 있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남 변호사의 이 같은 증언은 '조사 당시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대략적으로 말해달라'는 검찰 측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왔다.
특히 "검사님께서 질문 하시면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사실대로 다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힌 남 변호사는 '당시에는 이재명 측 지분에 대해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냐'는 검찰 질의에 "선거도 있었고 개인적으로 겁도 많아서 입국하자마자 체포돼 조사받은 과정에서 정신이 없었다"고 답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공유하면서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유동규"라고 주장했다.
정진상 실장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면서 천하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이 확산되자 이에 대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2013∼2020년 성남시 정책비서관, 경기도 정책실장을 지내면서 유 전 본부장 등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총 1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민간업자들에게 특혜를 주고 김만배 씨의 사업 지분 중 24.5%(700억원)를 받기로 약속했고, 위례신도시 개발사업 과정에서 비공개 내부 자료를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흘려 거액의 이익을 챙기게 한 혐의도 받는다.
처음 실소유주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김만배 씨는 정영학 회계사와 주고받은 대화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이를 두고 그분이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김씨는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는 자신"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다만 이 경우, 스스로를 ‘그분’이라고 칭한 것이어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에선 김만배 씨의 입이 열리는 순간, 이재명 대표에게 지옥문이 열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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