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대구 온돌방 따뜻하시냐“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홍준표 대구시장과 천하람 당 대표 후보가 거친 장외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홍준표 시장은 2일 "어쩌다 이준석 바람으로 뜬 무명의 정치인이 일시적인 흥분과 자아도취에 취해 책임지지도 못할 망언들을 쏟아낸다"라며 천 후보를 겨냥했다.
홍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희는 존경의 가치가 없고 김대중을 존경한다면 박정희 존영이 걸려 있는 우리 당을 그만 나가는 게 옳지 않겠나"라며 "종북사상을 가진 사람을 비난하는 것을 색깔 논쟁으로 몰아가는 반대 당 논리를 추종한다면 굳이 우리 당에 남아있을 필요가 있을까"라고 했다.
앞서 친(親)이준석계로 꼽히는 천 후보는 지난달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정희 대통령께서 돌아가신지 44년째이다. 그분을 더이상 가볍게 소환하지 말자"라며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국 각지에서 몰패를 당했지만 가장 뼈아픈 것은 구미시장 선거의 패배였다. 박 대통령을 입에 달고 다니는 정당이 그분이 열과 성을 다해서 키웠던 구미의 시장을 빼앗겼다는 것은 박 대통령의 자부심에 가장 큰 불명예를 입힌 것"이라고 했다.
해당 발언을 두고 여당 일부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나왔고, 홍 시장의 언급도 이런 비판과 궤를 비슷하게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홍 시장은 "어차피 다음에도 국회 입성 하지도 못할 지역(천 후보가 활동한 전남 순천으로 읽힘)에서 그 지역 정서에 아부해 본들 본인에게 무슨 정치적 미래가 있을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트로이 목마같은 행동을 하면서 개혁인사를 자처해본들 요즘 우리 당원들은 속지 않는다"며 "그만 자중들 하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전당대회를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발끈한 천하람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의 온돌방에 앉아 계시니까 따뜻하시냐"며 "박정희 대통령이 영원한 '대한민국 산업화의 영웅'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제 대구 연설을 못 보셔서 하신 실언일 것"이라고 비꼬았다.
천 후보는 "중앙정치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대구시정에 집중하겠다는 약속에 충실한 모습에 박수를 보낸다"라며 "순천이 왜 '국회 입성이 안되는' 지역이냐"고 반문했다.
이어 "순천은 이정현 대표님께서 온몸으로 부딪쳐 두번이나 승리하신 지역"이라며 "천하람 지도부에서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지속적으로 신기록을 세우기 위해 경쟁할 것이다. 호남이 무슨 외국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제가 꿈꾸는 정치는 당선되기 편한 곳으로 하방하는 것이 아니라 당선되기 어려운 곳에서도 진정성 있는 설득으로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라며 "본인에게 조금만 불리하면 '종북좌파'만 앵무새처럼 외치는 시장님께서 이해하시기는 다소 어려울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그는 "호남에서의 신기록 경쟁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계신 당원동지들과 순천시민들을 향한 막말을 멈추라"며 "홍 시장님의 방자함과 째째함은 이미 선을 넘었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홍 시장은 다시 “정치인의 특권중 가장 중증이 착각의 자유”라며 “순천에서 이정현의원이 두번이나 당선된 것은 그는 우리당이 낳은 호남의 거물 정치인이었기 때문이다. 누구처럼 한번 튀어 보려고 그곳으로 간 그런 정치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내가 중앙정치에 관여하는 것은 당고문으로 위촉되었기 때문이고 나는 이미 젊은 시절에 우리당 최고 험지인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3연속 당선도 해본 사람인데 이젠 나이가 들어 고향으로 하방한 것”이라며 자신의 대구 출마를 정당화하기도 했다.
이어 “그렇게 정치하면 평생 국회 문턱에도 못 갈수도 있다”며 “최근 버릇없는 철부지들을 질타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기에 어렵게 한마디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울 자리 보고 발 뻗는게 좋을 것이다. 천방지축 날뛰면 낭패 보는 수가 있다”며 “이준석 흉내 내려면 그 정도의 내공부터 기르라”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천 후보는 “네 계속 그렇게 과거에 사십시오. 저는 미래로 가겠습니다. 기차는 앞으로 갑니다”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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