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자기정치 하겠다” 선언에 당내 ‘부글부글’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6-13 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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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추천 최고위원 2명도 반대...성상납 논란 넘을 수 있나?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이젠 제대로 자기정치를 하겠다'며 사실상 당내 투쟁 의지를 공식화하자 당내는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에 출연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 제 의견의 색채는 더 강해질 것"이라며 정당 민주화와 능력주의를 ‘자기정치’의 예로 들었다.


그는 "정작 1년 동안 자기 정치보다는 선거 지원밖에 한 게 없다. 제가 1년 동안 선거를 지원해 두 개 이겼으면 됐다. 결국에는 비전을 실현하는 것도 해야 할 단계"라며 "당 개혁을 할 때 방향성을 설명하고 그것을 하고 싶다는 것을 '자기 정치'라 통칭한다면 저는 그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전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이제 제대로 자기 정치 한번 해보겠다”며 “제가 이루고 싶은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했던 세상,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책들 그리고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당을 만들기 위해 제 의견을 더 많이 투영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자기정치를 위해 합당한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지도부 2명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그는 "우리 당 출신 국회의원 이름이 들어가 있고 국민의당 측 고위 당직자였던 것은 알겠으나 과거에 우리 당에 대해 굉장히 부적절하고 이상한 언사를 했던 분이 추천 명단에 올라와 있다"며 "모 중진 의원 측 인사가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위원 한 분의 표현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그분이 바로 그 명단을 보고 저한테 말씀하신 바는 '우리 (골탕을) 먹이자는 건가'라고 이렇게 반응이 나올 정도"라면서 "안철수 대표의 의중이라고 한다면 제가 그것은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지만, 안 대표 측에서 명단 조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자기정치’ 실행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성상납 논란’이다. 당 윤리위원회는 오는 27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대표에 대한 징계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1일 윤리위는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성 상납 의혹이 제기된 이 대표 관련해 징계절차를 밟기로 의결했다. 애초 지난 3일로 예정됐던 윤리위는 이 대표의 뜬금없는 우크라이나 방문 일정 등으로 24일로 미뤄졌다. 하지만 이날 윤리위 개최일이 다시 27일로 미뤄지며 이 대표의 징계 여부 결론도 더 늦게 나올 전망이다. 당 소속 윤리위가 현직 당대표 안건을 회의에 올린 전례가 전무하다. 윤리위원들은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윤리위원들 다수는 이 대표에 대해 당원권 정지 이상을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자기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과의 통화에서 "지금까지 1년간 자기 정치를 해온 것 아니었냐"라며 "당원 모두가 당대표가 제소된 윤리위 결과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고, 녹취까지 나온 마당에 어찌될지 걱정" 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의원은 "본래 정치인은 자기 책임하에 '자기 정치'를 하는 것이고, 당원이 부여한 권한과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지면 되는데 당 대표가 구태여 그런 말을 하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방선거 이후 당내 결속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이 대표의 '자기 정치' 선언으로 내부 갈등이 더욱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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