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영표 동반 불출마' 제안에 즉답 피해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전당대회 출마여부로 이목을 모으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친문 홍영표 의원의 '전당대회 동반 불출마' 제안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고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에 출연해 "홍 의원이 이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이미 나왔고, 전날 분임 토론에서도 마찬가지 주장을 했다"며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다만 그는 '홍 의원이 동반 불출마를 제안한 것이냐'는 확인에는 "말은 직접 그렇게 하지는 않았지만, 뉘앙스는 그랬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의총)참석자는 이 의원에게 조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며 "(이 의원 출마 여부가)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사람들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선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이 의원의 무게는 출마 쪽에 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이 후보 본인을 위해서나, 당을 위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냐는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의지가 비록 강하다 하더라도 계속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서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도 지난 22일 8·2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날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재명 의원을 향한 불출마 요구가 나온 데 이어 전 의원이 전격적으로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도 거세지는 양상이다.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의 가치 중심으로 당을 이끌어나갈 당 대표와 지도부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유력 후보들의 출마 포기 선언이 이어진다면 이 의원의 고심은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내 대선 및 지방선거를 평가하는 여러 자리에서 이 의원, 홍 의원, 전 의원 등 유력 예비 주자들의 불출마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당 관계자는 "전 의원에 이어 홍 의원까지 불출마하면 이 의원도 불출마하라는 당내 여론은 더욱 높아지겠지만, 이 의원 입장에선 당을 장악할 좋은 기회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 대표가 되면 2024년 총선 공천권 행사로 당내 세력을 결집해 차기 대선 가도로 순항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 의원이 당권을 잡는다고 해도 대선·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총선마저 패하면 차기 대선 도전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점은 고민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의원은 전날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당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대표 출마에 대해 "의원들을 포함한 당원들, 국민 여러분들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고 있다"면서도 전 의원 불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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