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교통방송 예산삭감은 독립 재정 도와 드리는 것“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9-07 15:32:4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신속통합기획은 재개발 재건축 효율적 방법론을 찾은 것“
”서울혁신파크, 50층 랜드마크에 1000개 주택은 극히 일부“

[시민일보 = 이영란 기자] 유연하되 강단 있는, ‘억겁(?)’의 내공으로 무장된 단호한 언변.


10여년을 훌쩍 뛰어넘은 그의 귀환은 화려했다.


서울 곳곳에 거침없이 ‘오세훈 표 정책들’을 쏟아내는 그의 종횡무진 앞에서 ‘오 시장이 달라졌어요’를 연발하게 되는 풍경은 결코 낯설지 않다. 확실히 오 시장은 많은 부분에서 달라졌다는 평가다.


과거 준비된 무대의 화려한 연예인같은 이미지에서 적극적인 자신감으로 시민 설득에 나서는 그의 모습은 과연 동일인인가 싶을 정도다.


특히 어린 날 달동네 시절의 고달픈 경험 때문인지 매번 어려운 이들의 삶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 역시 다시금 그를 되돌아보게 한다는 평이다.


실제 2010년, 초선 시장 당시부터 이른 바 ‘오세훈 아파트’,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정책으로 서울시 주택안정에 방점을 두었던 그는 4선 시장인 지금도 서울지역 집값의 연착륙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오 시장이 ‘약자와의 동행’ 공약 이행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게 되는 것도 이 같은 그의 정체성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오 시장은 지난 6일 <시민일보>와 만난 자리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으로 서울시정에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최근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8억원 삭감한 약 232억원으로 편성하면서 가장 난감한 문제로 부각된 ‘tbs 교통방송 예산지원’에 대해서도 ”서울시민들이 이해하고 지지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며 명쾌한 입장을 보였다.


오 시장은 “그것에 대해서는 단순명쾌한 입장이다. 일단 공영방송은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데 그동안 그런 노력이 없었다”며 “또한 독립재단으로 독립을 원하면서도 본인들이 부담해야 할 부분, 특히 재원 부분에 대해선 전혀 독립에 대한 노력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해 드리겠다는 것, 독립하려면 재정도 독립하시라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영방송이라면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편향돼 가는 것, 그 점에 대해 시민들이 문제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교통방송의 기능이 다했다는 건 모든 시민이 다 얘기하는 부분”이라며 “본인들이 재정적으로 독립하려면 앞으로 10년 정도 되면 자율주행이 보편화할 거고 교통정보라는 건 의미가 없게 되는데 미리부터 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히 “교양, 교육을 포함한 종합적인 미래지향적 방송으로 변화하는 게 TBS측에서 스스로 추구해야 할 방향 아니겠는가. 독립된 공영방송으로 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누가 봐도 정치적으로 편향되고 누가 봐도 재정적으로 독립돼 있지 않다”라면서 “지금 교통방송 내부 1노조, 2노조에서 현 사장에 대한 신임 투표가 있었는데 1노조는 70% 이상이, 2노조는 60% 이상이 ‘물러나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하는데 그런 자정 활동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본다”라며 “임기도 별로 남지 않으셨는데 내부 구성원들이 그런 것들을 형성해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이른바 ‘약자와의 동행’ 정책과 관련해 일각에서 ‘진보진영 정책과 뭐가 다르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그건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이라며 “진보진영과의 변별력을 위해 정책을 하는가. 그냥 진심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빈부격차가 커지고 양극화가 극심해지는 현실을 반영해서 어떻게 하면 어려운 이들에게 힘이 돼 드리느냐 하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오 시장은 오는 10월27일까지를 시한으로 ‘2차 공모’에 들어간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주택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신속통합기획 주택 재개발 공모는 시내 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21년 처음 도입한 제도로 1차 공모에 24개 자치구 총 102곳이 신청해 지난 2021년 12월 최종 후보지 21곳이 선정된 바 있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에 대한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 “신통기획이라는 건 기존 재개발ㆍ재건축을 어떻게 빨리하느냐, 효율적으로 하느냐 방법론을 찾은 것”이라며 “기존에 하던 비판을 그대로 하고 계시는데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데 신통기획이 문제라고 하는 건 맞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어 “재개발ㆍ재건축의 본질적 한계, 재건축은 좀 다를 수 있는데 재개발은 원래 노후된 주택단지를 일정 구역을 한꺼번에 허물고 아파트 지어서 신규주택을 보급하는 것”이라며 “그렇게 되는 경우 그곳에 살던 임차인들이 계속 살기 어려워지는 건 본질적인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점을 이유로 해서 전임시장 10년 동안, 전 정권 5년 동안 재개발을 안 했다. 그래서 오늘날 국민이 큰 고통 속에 부동산 가격 두배, 급격한 상승을 겪으시면서 엄청난 고통을 받고 계신다”라며 “그런 점에서 비판하시면 또 하지 말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는 정도의 문제가 되는 건데 어떻게 그 구역내에 사시는 어려운 임차인들을 보호할 것이냐, 이 방법을 찾는 게 행정이 해야 할 일이지 임차인들이 그 지역에서 이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면서 단점이라고 하면 뭐라고 답변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조금이라도 임차인들이 그 지역에 살 수 있도록 (방법을 만들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6.1 지방선거 당시 은평구 유세현장에서 ‘시민단체 파크’로 전락한 ‘서울혁신파크’를 “싹 바꾸겠다”라고 약속한 공약과 관련해 논란이 일고 있는 데 대해서도 “은평 구청장님이 첫 대응을 잘못해서 오해가 더 커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은평구 지역내에 소재한 서울혁신파크는 전임 박원순 전 시장이 2015년 질병관리본부 등이 이전한 은평구 녹번동 11만㎡ 부지에 조성한 공간으로,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와 사회적기업 등 230여개를 입주시키면서 금싸라기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역민들의 불만이 잇따랐다.


오 시장은 지난 선거 당시 “호텔, 컨벤션, 전시공간, 어린이복합단지, 외국 기업유치 등을 통해 ‘경제문화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며 혁신파크에 50층 랜드마크 빌딩을 지어 업무 시설과 쇼핑몰 등을 만들고 문화ㆍ체육 시설 등을 짓는다는 구상을 공약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싱가포르를 방문한 오 시장이 세대공존형ㆍ도심형ㆍ에너지 절감형 등 ‘오세훈표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1호 공급지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를 언급하자 “공약을 어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당초에도 (은평혁신파크에)주거 기능이 없는 게 아니라 있었다”며 “원래 주거, 비즈니스, 문화, 여가 기능 등을 복합적으로 다 집어넣기로 돼 있는 구상(이라 공약 사항엔 아무런 변동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어떤 민간 투자자도 주거가 없으면 일을 안 한다. 그래서 주거를 어느 정도 집어넣느냐가 관건”이라며 “(혁신파크)정도 부지는 원래 계획했던 것처럼 거기에는 복합 문화 공간이 들어가면서 동네에 부족한 주거, 비즈니스 기능, 여가 기능, 문화기능이 한꺼번에 들어갈 정도로 넓다. 그래서 현재 잘 짜인 비율대로 계획이 이뤄지고 있다”며 “제가 임대주택 200~400가구 건설을 말씀드렸는데 1000개 정도 들어가는 건 일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공약과)전혀 배치되는 게 없다. 마치 없던 계획을 얘기하는 것처럼 구청장님이 첫 반응을 (잘못)하는 바람에 구청장님도 손해 보셨다. 바보가 되지 않았는가”라며 “본인이 몰랐다는 뜻밖에 더 되는가. 왜 그런 선택을 하는지 모르겠다. 세대수까지 명확히 밝혔는데”라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용적률 제한을 완화하고 지난 7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구상을 발표할 때 밝힌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개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토지는 주거ㆍ업무ㆍ상업 등 용도가 엄격하게 구분돼 있는데 이를 허물어 주거ㆍ업무ㆍ상업 공간이 뒤섞인 융ㆍ복합 타운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인터뷰 말미에 국민의힘 당내 혼란 상황에 대해서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시정 관련 인터뷰 내내 거침없이 달변을 이어가던 때와는 달리 “안타깝다” 단 한마디만 남겼다.


거듭된 질문에도 “정말, 안타깝다”라고 할 뿐 말문을 닫았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