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法, '日 강제징용 손배소송 각하' 1심파기

박소진 기자 / zini@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6-03-26 15: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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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구권 제한" 5년만에 취소
미쓰비시중공업등 상고 기각
서울 중앙지법 1심으로 환송

[시민일보 = 박소진 기자] 대법원 판례에 반해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된 징용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 제한된다고 판단해 논란을 불렀던 2021년 서울중앙지법 1심 판결이 5년 만에 대법원에서 최종 취소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당시 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2월12일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이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심 각하 판결을 취소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번 사건은 2015년 5월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 85명이 일본제철·닛산화학·미쓰비시중공업·훗카이도탄광기선 등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위자료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앞서 대법원은 2012년과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 개인의 손해배상 청구권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2021년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에 따라 피해자들의 배상 청구권이 제한된다고 보고,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청구를 각하했다. 이는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론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불렀다.

이후 일부 피해자와 유족이 항소했고, 2024년 2월 서울고법 민사33부(당시 구회근 부장판사)는 1심 판결이 부당하다며 해당 판결을 취소하고 사건을 다시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심 재판부는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법리에 따라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청구권 협정이 손해배상 청구권 행사를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조약에 명확한 근거가 없는 한 조약 체결로 국민의 개인청구권까지 소멸했다고 볼 수 없는데, 청구권협정에 개인청구권 소멸에 관한 양국 정부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볼 근거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후 미쓰비시중공업과 훗카이도탄광기선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2021년 1심 각하 판결은 약 5년 만에 취소됐으며,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으로 돌아가 다시 심리를 받게 됐다.

대법원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상고에 대해 "원심 판단에 국제재판관할, 조약이나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 및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훗카이도탄광기선은 일본의 구 회사갱생법에 따라 갱생계획 인가 결정을 받아 면책됐으며, 면책된 채권에 기초한 소송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에 대해 "당시 '속지주의 원칙'을 취하고 있던 우리나라의 구 회사정리법 하에서는 해당 갱생계획 인가 결정에 따른 면책의 효력이 원고들의 소 제기에 미치지 않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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