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치우의 인물채집] "씨에나 프렌즈" 대표 임영순 편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3-29 15:4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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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이 아니다!"

서기 2000년, 39살 가정주부였던 주식회사 '시에나 프렌즈' 임영순 대표는 어느 날 인도네시아의 정글에 있는 마을 '람뿡'에서 노천광산을 개발하고 2년 후 망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국가전략물자인 망간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그 시절에 망간을 생산하는 광산을 운영하던 그녀는 속칭 돈벼락을 맞았다 .

어쩌다 맞는 벼락이 아니라 매일 연속으로 그랬다.


최초 생산은 2002년부터 그후 14년 동안 350억원 정도를 벌었으니 1년에 로또 1등을 서너번씩 당첨된 셈이다.


그렇다고 로또처럼 오직 운빨로만 된 건 아니다.


인도네시아의 오지 바닷가에서 4인승 카누를 타고 15시간을 오가기도 하고 오지의 정글에서 무방비상태로 현지 원주민들에게 목숨을 맡기고 살기도 했다.

"너무 위험한  것 아닌가?" 물었더니 웃는다.


"그땐, 그렇게 위험한 줄 몰랐어요. 담담하게 행동했더니 그 사람들이 오히려 나를 두려워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했지요. 아마도 내게 무슨 엄청난 백이 있는 줄 알있나봐요."

그녀에게 백이 있긴 있었다. 남편이 포스코에 있었고 그로부터 망간을 전량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걸 우연히 들었다.


물론 그 전에는 망간이 어찌 생겼는지, 망고처럼 나무에 열리는건지 조차 몰랐지만 아주 비싸고 구하기 힘든 물건임을 확실히 알게 됐다.


그녀는 무작정 인터넷을 뒤졌다. 인도네시아의 오지 정글속에 노천광산이 있고 그 곳에서 망간을 캘 수는 있지만 기초가공 시설도 없고 인프라가 없어서 오지의 정글 속까지 나룻배보다 작은 카누를 타고 15시간을 오가며 목숨 걸 사람이 없었던거다. 그런데 그녀는 목숨을 걸었다 .

"에이, 무슨 목숨을 걸어요? 그냥 호기심도 나고 남들 다 못한다길래 내가 힌번 해보자 싶은 오기도 생겨서 가봤지요. 원주민들이 타는 4인승 카누에 쭈그려 앉아 15시간을 가면서 진짜 죽을고비를 넘기는데... 같이간 남자가 바지에 오줌을 싸더라구요. 남자가 모두 다 용감하진  않다 라는 걸 그때 알았지요."

어제 본 연속극 말하듯이 망간광산 스토리를 말하는 임영순은 겁이 없다기 보다는 철이없어  상황파악을 못하는 사람처럼 보였다.


'천상여자'로 생긴 얼굴 어디에서 저런 터무니없는 용기가 솟구치는 걸까 생각했는데 눈치 챘는지 묻지도 않은 대답을 한다.

"내가 용감한 게 아니고 내게 약간의 지배력이 있어요. 내가 확신하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설득할 수 있어요. 때때로 말이 통하지 않아도 가능합니다."

뭔가 다른 사람인 게 확실하다.


"이제 생각해 보면 제가 많이 달랐던것 같아요. 말보다는 맘이 통해야 한다고 늘 생각했지요. 광산에서 일하는 원주민들에게 그런 맘으로 대했어요. 진짜 식구처럼 아끼면서 일 했지요."


말보다는 맘이 통했던 그들 덕에 그녀는 목숨을 구하고 현재의 비지니스를 하며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16년 망간 대박을 내고 서울로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맘보다는 현란한 말을 중시하는 사람들이었다.


그건 대체로 사기사건으로 이어졌다. 큰 돈을 벌고 왔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그들은 오직 말만 앞세워 "말 한마디가 법보다 우선한다."고 믿는 임영순씨를 속이고 갈취해서 그녀가 이룬 '망간대박'을 침몰시켰다.

돈 문제보다도 믿는 사람들을 앞세운 협잡에 모진 상처를 입은 그녀는 마음의 상처로 인한 충격에 갑상선 암환자가 되었다.


그녀가 암소를 잘라낸 수술을 받은 이후 투약과 함암치료 일체를 거부하고 떠나왔던 인도네시아의 정글로 돌아간 건 득별한 이유가 있었고 그 결과로 그녀는 새로운 삶을 선물 받았다.

"인도네시아 정글 속 람뿡마을에서 '씨에나'를 다시 만납니다. 현지어로 '신이 준 선물'이라는 뜻이랍니다. 정말 저는 '신이준 선물'을 받은 사람 입니다. 삶이 바뀌고 생각이 달라지고 새로운 꿈을 가지게 됐지요. 씨에나 덕분 입니다. 나는 인도네시아에서 망간을 캐서 팔았지만 그들은 내게 '신이준 선물'을 준비해주었습니다. 생명과 꿈을 준 인도네시아 친구들에게 늘 감사 합니다."

망간광산에서는 사고들이 있었다. 

 

작은사고들이라 다행이었지만 조금씩 다치는건 어쩔 수 없었는데 치료수단은 명료하게 하나였다. '씨에나', 때로 그 단단한 돌을 갈아서 분말을 상처에 뿌리기도 했고 잘 다듬어진 원석을 상처부위에 문지르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은 곧 '다 나았다!'고 말했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웃음을 참았다.


그리고 "참 신기한 일이지 저 터무니 없는 믿음이 아픔을 이기다니... 역시 신이 준 선물은 믿음 인거야"라며 혼자 웃었다.

그런데 떠나온 지 7년만에 그 터무니 없는 믿음을 기대고 그녀는 '람뿡'을 다시 찾았다. 


그리고 보스를 반기는 "그들에게 많이 아프다"고 말하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밀림 속으로 들어가 "씨에나"를 가져왔다.


"눈울을 글썽이며 '씨에나'의 분말을 온몸에 발라주던 그 손길이 지금도 눈물처럼 따뜻하게 느껴집니다."

그 믿음 덕인가? 일체의 투약과 항암치료를 거부했던 그녀의 몸이 6개월 만에 깨어나 서울로 복귀했다.


주치의 의견은 간단했다. "알 수 없다!" 였다.


그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그녀는 일을 저질렀다.


'씨에나'의 정체를 알기 위해서, '씨에나 프렌즈'는 그런 이유로 만들어진 회사다.


그러나 그 것의 정체를 밝히는 일은 간단치 않았다.


많은 기관과 전문인들의 노력으로 '씨에나'가 미네랄 함량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반면 균형있게 각종의 원소들이 결합되어 있고 최종적으로는 원적외선의 강력한 파장이 지구의 있는 어떤 물질보다 강력하게 발산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니까 미신같은 거라고 웃었던 제 자신이 오만했었다는걸 알게 됐지요. 그래서 더 집중하고 연구해서 번듯한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씨에나 프렌즈'는 씨에나 원석과 분말을 가공해 만든 캡슐입니다. 캠핑 하듯이 즐기는 따뜻한 '찜질캡슐'이라고나 할까요. 한번 들어가서 즐겨 보시면 인생이 가뿐해질 걸요."

6개월 전부터 수원역 근처에 있는 씨에나에 출퇴근을 한다는 이영기씨는 "당뇨합병증으로 119신세를 서너 번 졌더니 주변에서 영안실 갈 일 만 남았다고 애처럽게 바라 보다가 요즘에는 '뭔 일 있어요?' 그 카는데 '별 일 없는데 신이 내게 준 선물셋트가 있어. '씨에나'라고 말하면 다 웃어, 헌데, 정말 웃을 일이 아닌데."

가족 진구들이 내 장례식준비 하다가 요즘엔 취직준비 하라고 성화여서 걱정이 많아졌다며 웃는 이영기씨는 왕년의 출판왕 타이틀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라며 주먹을 움켜 쥐었다.

'씨에나 프렌즈' 대표인 임영순 대표는 "삶을 포기한 나에게 희망을 주었던 '씨에나'가 모두에게 기쁨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살지요. 지구에서 내가 할 일은 누구에게나 '신이 주는 선물이 있다! '는 걸 알리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신은 어찌 그리도 과묵한지...


그냥 넷플릭스 다큐 제목처럼 '나는 신이다!'라고 말하면 좋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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