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 '깔세 사무실' 차려 불법 다단계··· 피해 주의보

이대우 기자 / nice@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5-05-29 16: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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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 서울지역 2만여건 발생... 작년比 8.4%↑
은퇴자 등 노리고 범행... 일정기간 수당 주다 잠적

[시민일보 = 이대우 기자] 최근 서울 강남 테헤란로 일대를 중심으로 일명 '깔세' 방식의 단기 임대 사무실을 차려놓고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를 유인하는 불법 금융 다단계 사기 발생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민사국)은 '불법 금융 다단계 피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깔세는 부동산에서 단기 임대로 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는 은어다.

불법 금융 다단계 업체가 오피스가 집중된 지역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고수익 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흔히 활용하는 임대 수법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경찰청 통계상 지난 1∼3월 서울 지역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총 2만280건으로 전년 동기(1만8718건) 대비 약 8.4% 증가했다는 게 민사국의 설명이다.

민사국에 따르면 법인을 이용한 조직적 사기 범죄는 지난 2024년 23개에서 올해 43개로 배로 늘었다.

특히 최근 피해 신고가 많은 사례는 강남 테헤란로 일대에 깔세로 그럴듯한 단기 임대 사무실을 마련해 은퇴자, 주부, 고령층 등에게 투자를 유도한 뒤 일정 기간 수당을 지급하다 어느 날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하는 경우다.

불법 다단계 조직은 투자한 사람에게 센터장, 지점장 등 직책을 주면서 사람을 많이 모집할수록 후원수당을 지급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실제 상품 판매는 형식적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다단계 특유의 불법 후원수당 체계로 운영되는 사례가 많다는 게 민사국의 설명이다.

깔세 방식 단기 임대 공간을 악용한 불법 금융 다단계 사기 피해를 막으려면 사전에 적법하게 등록된 다단계 업체인지 확인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한국특수판매조합, 직접판매공제조합 등 등록 여부와 과거 위반 이력을 조회해야 하며 사무실 임대 기간과 계약 형태도 확인이 필요하다.

강희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국장 직무대리는 "투자 권유나 사업 제안 내용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민사국에 신고 또는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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