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尹 외교 놓고 정면충돌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3-04-25 16:20:2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박홍근 “尹 인터뷰,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낸 것”
윤재옥 “野, 외교까지 정쟁 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야”

[시민일보 = 전용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를 두고 여야 원내대표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5일 윤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를 두고 “일본 총리의 말인 줄 착각하고도 남을 만큼 매우 무책임하고 몰역사적인 인식을 드러냈다”고 직격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전날 공개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전쟁 당사국들이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아냈다”며 “100년 전 우리의 역사 때문에 (일본이) (용서를 빌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렇게 비판한 것.


그는 “국민 다수는 (현 정부 외교를) ‘굴욕외교’라 하는데, 대통령 혼자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한다”며 “윤 대통령이 말하는 최선의 결과, 일본은 후안무치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강제동원 사실 부정, 초등학교 교과서 역사 왜곡,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외교청서 발표 등을 예로 들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대선) 후보 시절 이용수 할머니와 손가락을 걸고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의 사과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고 약속할 땐 언제고, 이제 와 100년 전 우리 민족에게 행한 과오에 대해 진정한 반성도 뉘우침도 없는 일본을 향해 ‘절대 무릎 꿇지 말라’고 애걸이라도 하겠다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대통령이 빗댄 유럽의 역사 역시 생략과 왜곡 그 자체”라며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고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 대해 사죄한 것은 그 자체가 역사가 됐다. 오늘날까지 독일의 사과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외교까지 정쟁 수단으로 삼는 나쁜 관성에서 벗어나 무엇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대표는 '국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노력에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도무지 그 진심을 믿을 수 없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관련한 민주당 반응을 언급하며 "대통령과 정부는 어려운 안보 현실과 어려운 경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쓰는데 이런 막말과 가짜뉴스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겠냐"고 비판했다.


이어 "'사고 칠까 걱정이다', '공포와 불안의 한주가 시작됐다'는 등 극단에 있는 유튜버들이나 할 말이 (민주당) 공식 회의에 등장했다. '남의 나라 국기에 경례한다'는 가짜 뉴스를 다시 끄집어내고 '전쟁 날까 무섭다'는 터무니없는 공포 마케팅이 쏟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익 앞에 여야는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대한민국 국회에서 실종된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 순방 성과는 국익 극대화로 이어가고, 부족한 점이 있으면 후속 조치로 채워가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국회 책무"라며 "그 과정에서 야당의 정책적 비판과 정당한 대안 제시는 우리당은 얼마든지 받아들여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