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비대위 출범에 법적 대응 예고했으나 사면초가

여영준 기자 / yyj@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2-08-09 16: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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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우려스럽다...선공후사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라”
정미경, 최고위원 사퇴...한기호 송철호 강대식도 줄사퇴

[시민일보 = 여영준 기자]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에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힌 이준석 대표가 사면초가 위기에 몰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9일 “그동안 이 대표에게 비교적 우호적인 인사들까지 모두 등을 돌렸다”라며 “하태경 김웅 등 새로운보수당 출신의 의원 몇 명을 제외하고는 우군이 없는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대한 이준석 대표의 법적 대응 방침에 우려를 표했다.


오 시장은 전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선공후사, 자중자애’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휴가 복귀 일성으로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겠다’고 말했다”라며 “이런 와중에 이 대표는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가 지금 이러는 건 국민에게도 당에게도 그리고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면서 “지금은 국가적 경제·안보 복합 위기를 풀기 위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기 초의 대통령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합심, 협력할 때지 시시비비를 가릴 때가 아니다. 선공후사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할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이 대표를 지원하는 발언을 이어가는 것 같다’라는 질문에 “이준석 대표라는 자원이 국민의힘의 외연을 획기적으로 넓힌 것은 사실"이라며 "그 점에 대해서 국민의 오해가 있다면 종국적으로 당에는 손해다. 그런 원론적 얘기를 했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전날 오전에는 정미경 최고위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지난달 29일 배현진 최고위원을 필두로 지도부가 릴레이 사퇴 선언을 하며 비대위 전환을 밀어붙일 때도 사퇴를 거부하던 그였지만, 비대위원장을 인선하는 9일 전국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직을 내려놓은 것이다. 정 최고위원은 그동안 이 대표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견지해 온라인에서 ‘준석맘’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은 이날 회견에서 “어떻게든 당의 혼란을 막아보고자 했지만 부족했다. 송구한 마음”이라며 “이제는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도, 함께할 동지들이 서로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고 분열하는 것을 보는 것도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한다. 더 이상 우리는 내홍과 분열로 국민께서 기적적으로 만들어주신 정권교체를 실패로 만들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오늘 이 대표와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에게 같이 하자고 했는데 오지 않았다”며 “이 대표가 조금 더 나가면 당이 더 혼란스럽고 위험해진다. 대장의 길을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5일 전국위가 비대위 전환을 의결한 뒤 정 최고위원은 물밑에서 이 대표와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로 전환되면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이 대표에게 “가처분이 인용되면 당이 혼란에 빠진다. 이제 물러서야 할 때”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뜻을 굽히지 않자 사퇴 카드로 이 대표를 압박하는 행렬에 동참했다.


이 대표 체제를 함께했던 당 사무처 고위직도 전날 오전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한기호 사무총장과 홍철호 전략기획부총장, 강대식 조직부총장 등은 성명서를 통해 “새로운 비대위를 필두로 당이 하나가 되어 하루 빨리 혼란을 수습하고 제자리를 찾아 집권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 대표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한 언론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기록은 무조건 남겨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9일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안이 통과되면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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