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날개론 날 수 없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3-01-07 17:5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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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팀장 {ILINK:1} 한나라당의 미래가 심히 걱정스럽다. 당내 싸움이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갈수록 태산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보수-혁신 세력간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6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 비공개회의 뒤 나온 박종희 대변인 브리핑에서도 이같은 당내 갈등 양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박대변인은 “이러한 움직임이 자칫 당의 분파현상, 편가르기로 비출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가 높았다. 특히 한 최고위원은 민주당에서 우리당의 중진, 소장의원 가릴 것 없이 노당선자의 소위 개혁의 길에 동참하자며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전언을 전했다”며 개혁파와 민주당과의 커넥션에 대해 ‘탈당’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어디 그뿐인가. “민주당과 개혁경쟁을 해서 결과적으로 당을 분열시키거나 파괴한다면 이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하순봉최고위원), “어려운 시기에 ‘민주당 2중대’ 같은 식으로 나가서 당의 이념과 노선, 정체성을 바꾸는 것을 당지지자들은 원치 않을 것”(김용갑의원), “‘국민속으로’ 의원들이 차기총선에서 입지가 흔들리는 것을 우려해 당권을 겨냥하다가 안되면 탈당할 명분을 쌓고있는 것”(영남지역 보수중진) 등이 한나라당 보수 중진의 정서다.

그러나 이들 보수중진세력에 대한 개혁파 의원 측의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미래속으로’의 한 소장파 의원은 지난 대선이 ‘영남 민정계 마피아’에 의해 주도된 선거였다며 이들의 기득권 주장이 당개혁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또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최악의 경우 ‘영남당’으로 전락해도 괜찮다는 식의 구시대적 정치 패러다임에 젖어 있다”며 “앞으로 싸움은 국민의 변화 요구를 받아들여 ‘전국당’으로 태어나려는 세력과 ‘지역당’에 안주하려는 세력간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폭발 일보직전의 위태로운 상황으로 전개되는 한나라당의 보혁 갈등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결코 심사가 편치 않다. 대선 패인에 대해 서로 ‘남의 탓’만 외치는 그들의 아전인수격 계산법이 결코 고와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선전에서 패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부터 밥그릇 싸움에만 코를 박고 있느냐는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선거 직후 눈물 속의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이회창씨는 ‘국민의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는 새로운 당을 꼭 만들어 달라’며 당의 환골탈태를 당부했었다.

그러나 원내 제1당으로서 막강한 역할을 쥐고 국정을 함께 해야 할 한나라당이 보여주는 현재의 모습은 실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한나라당은 원내 제1정당으로서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당당한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는것 아닌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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