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미눈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6-28 19: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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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의 ‘수도이전반대 결의대회’ 서울광장 집회 허가여부로 눈치보느라 어느새 가자미눈이 되고 말았다.

실제로 시의회는 29일 서울광장에서 `수도이전 반대 범시민 궐기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시에 광장 사용 허가를 신청했지만, 시는 행사 개최 하루전인 28일까지도 허가 여부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참으로 웃긴다.

이는 정치적 목적의 집회는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이라는 광장 조성목적에 어긋날 경우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조례규정에 따라 광장 사용 절대 불허하던 것과는 전혀 다른 행태가 아닌가.

그동안의 서울시 논리대로라면 수도이전반대 결의대회는 당연히 정치집회임으로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더욱 웃기는 모습은 시 관계자가 “조례보다 상위법인 집시법 상 허가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 처벌을 받게 된다”는 등 그동안 서울광장에서의 집회를 허가하라며 우리가 주장해온 집회시위의 자유까지 들고 나온다는 점이다.

우리는 처음부터 ‘집회의 자유를 막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서울광장조례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었다.

굳이 헌법에 보장된 ‘집회의 자유’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집회의 역사는 곧 민주주의의 역사다.

그러나 꼬마집시법인 서울광장조례는 이를 용인하지 않고 있으니 이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사실 광장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는 이 같은 우리의 의견을 무시했으며, 시의회 또한 이에 대해 적극적인 대처를 하지 못했다.

그 결과 어떻게 됐는가?

이제 조례를 통과시켜준 시의회가 그 조례에 발목이 잡혀 집회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말지 않았는가.

사실 시가 결정을 계속 미루며 `고심중’이라는 애매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는 수도이전반대 집회에 서울광장의 사용허가를 내주고 싶지만, 기존에 정치적 목적의 집회는 불허한다는 원칙을 바꿀 경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시는 일단 시간끌기 작전으로 나선 뒤 시의회의 강행 방침에 못이기는 척 사용허가를 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니 서울시를 가자미눈에 비유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게 과연 말이나 될법한 일인가.

물론 우리는 시의회의 집회를 허가 내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서울광장조례는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기에 이를 전면 재검토하고, 모든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시의회의 집회를 허락하는 그날부터 서울광장 조례는 사실상 폐기된 것으로 간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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