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는 3일 밤(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2004 윔블던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 대회 3연패를 노리던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미국·1번 시드)를 1시간12분만에 2-0(6-1 6-4)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샤라포바는 생애 첫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컵을 안았고 러시아 출신 선수가 윔블던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1884년 여자 단식 경기가 개최된 이래 처음이다.
러시아는 1974년 올가 모로조바가 준우승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준결승에서 린제이 대븐포트(미국·5번 시드)를 꺾고 올라온 샤라포바는 스트로크 대결 양상을 보인 1세트에서 안정된 리턴과 코트 좌우를 찌르는 송곳 스트로크를 앞세워 실책이 잦은 세레나의 서비스게임을 잇따라 브레이크, 불과 1게임만 내주고 손쉽게 세트를 따냈다.
2세트에서 세레나의 파워가 살아나면서 게임스코어 2-4로 뒤지던 샤라포바는 그러나 특유의 `괴성’을 내지르면서 베이스 라인 끝을 파고드는 스트로크와 재치있는 네트플레이를 섞어가면서 하나씩 게임을 따내 4-4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맞은 세레나의 서비스게임을 3차례나 듀스 접전을 벌인 끝에 브레이크, 게임스코어 5-4를 만들어낸 샤라포바는 마지막 서비스게임에서 강력한 에이스까지 터트려 지난 2002년과 2003년에 이어 3연패를 노리던 세레나를 침몰시켰다.
샤라포바는 우승이 확정되자 믿기지 않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뒤 코트에 주저앉았다가 일어난 뒤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아버지에게 달려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샤라포바는 지난해부터 그랜드슬램 무대에 얼굴을 드러내기 시작, 이 대회에서 4회전에 진출했었고, 올 들어 호주오픈에서 3회전 진출에 그쳤으나 프랑스오픈에서는 8강에 올랐었다.
한편 남자 단식 패권은 `알프스 사나이’ 로저 페더러(스위스·1번 시드)와 `광서버’ 앤디 로딕(미국·2번 시드)의 대결로 압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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