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는 5일(한국시간) 새벽 포르투갈 리스본의 루즈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후반 12분 터진 안겔로스 카리스테아스의 짜릿한 결승골로 주최국 포르투갈을 1-0으로 침몰시켰다.
개막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꺾는 것을 시작으로 이변에 이변을 거듭하며 메가톤급 태풍을 몰고 왔던 그리스는 이로써 감격의 대회 첫 우승을 일구며 유럽의 변방에서 일약 세계축구의 강국으로 부상했다.
또 독일 출신 오토 레하겔(65) 그리스 감독은 이 대회를 제패한 첫 외국인 사령탑으로 기록되면서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명장 반열에 합류했다.
양팀 모두 첫 결승 무대였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듯 전반은 조심스러운 플레이속에 밋밋한 흐름으로 전개됐다.
볼 점유율과 공격의 빈도는 포르투갈이 높았지만 두팀 모두 결정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고 그리스는 언제나처럼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으로 맞섰다.
그라운드에 전의가 감돈 것은 후반 들어서부터.
후반 시작과 함께 포르투갈이 공격의 주도권을 쥐었으나 승리의 여신은 그리스손을 들어줬다.
그리스의 천금같은 결승골은 12분 코너킥 세트플레이에서 터졌다.
그리스는 안겔로스 바시나스가 오른쪽에서 안성맞춤 높이로 올려준 코너킥을 카리스테아스가 골지역 부근에서 수비 2명을 양쪽에 두고 돌고래처럼 떠올라 헤딩슛,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의 깊은 탄식을 자아내게 한 카리스테아스는 디펜딩챔피언 프랑스와의 8강에서도 결승 헤딩골을 뽑아냈던 인물.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2분 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강슛을 날렸지만 수문장 니코폴리디스의 펀칭에 막혔다.
포르투갈의 루이스 펠리레 스콜라리 감독은 15분 코스티냐를 빼고 노장 후이 코스타를 투입해 추격에 나섰지만 그리스는 수비 숫자를 강화, 잠그기에 주력했다.
만회골을 위해 파상공세에 나선 포르투갈은 29분과 34분 호나우두의 슛이 불발에 그친 데 이어 44분 피구와 45분 데코의 슛도 골문을 외면하는 등 결국 마무리 난조에 발목에 잡혀 눈물을 떨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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