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은 19일(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서부 해안 에이셔의 로열트룬링크스(파71·77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0언더파 274타를 기록,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동타를 이룬 뒤 4개홀 연장전에서 1타차 리드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이날 2언더파 69타를 친 해밀턴은 3타를 줄인 엘스에 덜미를 잡히는 듯 했으나 연장 3번째홀인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엘스에 1타 앞선데 이어 18번홀(파4)에서 엘스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뒤 90㎝ 파퍼트를 침착하게 집어넣으며 76홀에 걸친 대접전을 마무리지었다.
캐나다, 아시아, 일본 등 변방 무대를 떠돌다 올해 나이 38세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해밀턴의 우승으로 브리티시오픈은 지난해 벤 커티스(미국)에 이어 2년 연속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무명의 선수가 챔피언으로 등장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87년 프로로 데뷔한 뒤 간간이 PGA 투어를 들락거리며 작년까지 벌어들인 상금이 고작 4만7000여달러에 불과했던 해밀턴은 지난 3월 혼다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으로 90만달러를 챙긴데 이어 이번 우승으로 134만달러의 거금을 받아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쥐었다.
아시아투어 3승과 일본 투어 6승의 해밀턴은 이로써 PGA 투어에 데뷔하던 해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2승을 올리며 때늦은 전성기를 열었다.
해밀턴은 “이건 정말 대박”이라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러번 우승을 해봤지만 이렇게 대단한 일은 아니었다”고 기뻐했다.
지난 2002년에 이어 2년 만에 대회 2번째 우승컵을 노리던 엘스는 18번홀에서 역전승을 거둘 수도 있었던 3m 버디 퍼트를 짧게 쳐 연장전에 끌려 들어간 뒤 17번홀에서 파세이브에 실패, 분루를 삼켰다.
역전 우승에 대한 투지를 불태웠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날 1타도 줄이지 못해 합계 3언더파 281타로 공동9위에 머물러 메이저대회 9개 대회 무승 행진을 이어갔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4언더파 67타를 뿜어내는 뒷심을 발휘, 합계 6언더파 278타로 4위를 차지했고 토마 르베(프랑스),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가 나란히 5언더파 279타로 공동5위에 올랐다.
US오픈 우승자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스콧 버플랭크(미국)와 함께 4언더파 280타로 공동7위에 오르는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
이날 버디 1개, 보기 3개로 2오버파 73타를 친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합계 이븐파 284타로 공동16위에 머물러 당초 목표로 내세웠던 ‘톱10’ 입상은 실패했다.
그러나 최경주는 작년 자신이 세웠던 한국 선수 브리티시오픈 최고 성적(공동22위)을 성큼 뛰어넘는 새 기록을 수립했다.
최경주는 “다소 기대에는 못미쳤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기분은 좋다”며 “내년에는 반드시 10위 안에 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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