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26일 새벽(한국시간) 페루 리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04코파아메리카컵축구대회 결승에서 ‘인저리타임의 기적’을 연출한 아드리아누의 막판 동점골로 패배 직전의 경기를 2-2로 마친 뒤 승부차기 끝에 4-2로 이겨 통산 7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브라질은 역대 대회 결승에서 아르헨티나와 8번 맞붙어 모두 패배한 징크스도 깨끗이 씻어냈다.
카를루스 파레이라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의 이번 우승은 특히 전력의 절반이라는 ‘3R’ 호나우두, 호나우디뉴, 호베르투 카를루스가 모두 빠진 가운데 일궈낸 것이어서 더욱 빛났다.
후반 마지막 5분 양팀이 천당과 지옥을 번갈아 오간 끝에 ‘신의 실험’이라는 승부차기에서 운명이 갈린 한판 승부였다.
기선은 공격진 6명을 배치해 활화산 같은 공세를 펴겠다고 공언한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의 아르헨티나가 먼저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20분 브라질 수비수 루이사우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크리스티안 곤살레스가 침착하게 차넣어 리드를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이어 미드필드에서 강한 압박으로 브라질 진영을 쉼없이 파고들었고 전반 27분 루이스 곤살레스가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으나 추가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브라질은 선제골을 헌납한 장본인 루이사우가 전반 인저리타임 1분 플레이메이커 알렉스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넣어 1-1 균형을 맞췄다.
후반 들어 다시 공세의 고삐를 죈 아르헨티나는 후반 43분 교체 멤버 하비에르 델가도가 페널티지역에서 강슛으로 네트를 갈라 결승골과 다름없는 득점포를 쏘아올렸다.
남은 시간이 거의 없어 2-1로 앞선 아르헨티나의 우승이 거의 확정적이었지만 대기심은 인저리타임을 줬고 세계 최강 삼바군단의 저력은 짧은 추가 시간에도 마술처럼 발휘됐다.
‘제2의 호나우두’로 떠오르고 있는 브라질의 신예 스트라이커 아드리아누는 후반 인저리타임 3분 페널티지역을 파고든 뒤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출했고 우승을 확신하던 아르헨티나 팬들은 깊게 탄식했다.
아드리아누는 대회 7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연장없이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브라질은 골키퍼 훌리오 세사르가 아르헨티나 1번 키커 델라산드로의 슛을 막아내고 아르헨티나의 2번 키커 가브리엘 하인체도 크로스바를 넘기는 실축을 범해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브라질은 아드리아누와 에두, 디에고가 연달아 골망을 흔든 뒤 주앙이 4번째 킥을 성공시켜 짜릿한 승리를 확인했다.
◆26일 전적
△코파아메리카 결승
브라질 2-2
승부차기 4-2 아르헨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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