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만 잘 버텼어도 …”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2 16: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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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戰 전반2골 못지키고 무승부… 역습에 여러차례 수비 허점 태극전사들이 ‘신화의 땅’에서 일궈내려 했던 첫 승의 꿈을 안타깝게 놓쳤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은 12일 오전(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테네올림픽 본선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전반 43분 김동진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상대 자책골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후반 막판 타라리디스와 파파도풀로스에게 만회골과 동점골을 잇따라 내줘 2-2로 비겼다.

승점 3을 먼저 챙겨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던 한국은 안타까운 무승부로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쳐 남은 2, 3차전인 멕시코, 말리전에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같은 시간 열린 멕시코와 말리의 경기는 득점없이 0-0 무승부로 끝나 A조 4개팀이 모두 1무씩 기록한 가운데 한국과 그리스가 다득점에서 앞서 공동 1위가 됐다.

그리스와의 일전에서 보여진 바와 같이 올림픽 도전 사상 첫 메달 획득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해결해야 할 시급하고도 절실한 과제는 수비 보완으로 드러났다.

결과는 2실점이었지만 드미트리오스 파파도풀로스 등 그리스 선수들의 슈팅이 전·후반 세 차례나 골대와 크로스바에 맞고 튀어나오는 등 운이 따랐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수비 불안은 결코 가볍게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이같은 수비 불안은 올림픽 본선 첫경기라는 심리적인 압박감을 떨치지 못한데다 선수들간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잃어 초반부터 허둥댔다.

전반 7분 김정우(울산)의 패스가 압박을 펼치던 그리스 포워드 아나스타시오스 아그리티스 정면으로 날아가 초반부터 골키퍼 김영광(전남)이 상대 공격수와 위험천만한 1 : 1 상황을 허용했다.

김영광의 선방과 에반겔로스 모라스의 2차 슈팅이 골대를 벗어나는 바람에 실점은 면했지만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고 자칫 대량 실점으로 연결될 뻔한 아찔한 순간있으며 이후에도 여러차례 비슷한 모습을 재연했다.

김호곤 감독은 경기 후 “원래 컨디션은 좋았는데 시작하자마자 실점 위기를 맞으면서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됐었다”고 인정했다.

주도권을 넘겨주고 끌려가던 한국은 그러나 전반 30분 수비수 김치곤(서울)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오히려 수비를 강화, 수비의 안정을 기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역습을 펼 수 있었다.

안정적인 수비가 갖춰질 때 공격의 순도를 높일 수 있다는 교훈이었지만 수적 열세로 인한 체력 부담은 2골의 리드를 지키기 힘들게 했다.

김 감독은 “오늘의 경기 결과를 세밀히 분석해 문제점을 보완, 남은 2, 3차전에서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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