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할수록 돌아가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15 17: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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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수도이전 공방전이 서울시의 가세로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행정수도 건설특별조치법’ 시행과 관련, 서울시가 헌법재판소에 2000여 쪽이 훨씬 넘는 방대한 분량의 반대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15일 이명박 서울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에서 ‘수도 이전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는 제목의 의견서 내용을 설명한 뒤 행정수도 이전을 둘러싼 절차상의 하자와 국
민투표에 관한 헌법상의 규정 등을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현재 수도이전 문제는 찬반 양 진영으로 갈려 구호와 주장을 달리 펴며 저마다의 세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서울시 의견서 제출도 그 중 하나로 보면 맞을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 강력한 추진의사를 보이고 있는 정부 입장으로 볼 때 일련의 반대 논리들이 불쾌할 수 있다.

정부 측이야 명백히 국회에서 승인받은 사안으로 수도이전을 추진한다는 법적 우월감을 가
질 만하다.

상대의 반대 주장에 대해 법을 제정해놓을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딴소리냐며 일축해도 비난의 소지가 없을 수도 있다.

사실 이번 수도이전 공방전에서 가장 큰 부채감을 느껴야 할 집단은 지난 16대 국회 당시 거대야당으로 모든 국회 일정을 좌지우지 할 수 있었던 한나라당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말이다.

지금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추진 절차 과정은 솔직히 너무 급하다.

때문에 정부는 ‘국민투표로 민심을 살피라’는 서울시의 주장을 새겨들을 만한 가치가 있
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지난 7월 1일 서울시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에 들어갔다가 크나큰 횡액(?)을 당한 경험이 있다.

이른 바 서울시 교통대란.

그 때의 치명적 상처는 아직도 서울시를 아프게 하고 있는데 주목할 점은 당시 교통정책 자체에 대한 문제제기(오히려 좋은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보다 충분한 여론수렴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이명박 시장의 행정운영 스타일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교통개편 실시시기를 특정 기일에 맞추느라 괜찮은 정책이 죽을 쑤게 됐다는 게 대다수 여론이었다.

말하자면 정책추진에 있어 민심을 염두에 두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같은 예는 지난 탄핵 때도 드러난 바 있다.

민심을 얻지 못한 탄핵 추진의 결과가 어땠는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알려진 사항이다.

수도이전은 상당한 기일과 비용 등이 소요돼야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이를 완성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정권의 힘이 아니다.

지금 정부에 가장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무기는 바로 민심이다.

민심을 등에 업어야 한다는 말이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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