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8일 새벽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그리스 테살로니키의 카프탄조글리오스타디움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말리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2차전까지 1승1무로 8강 고지를 눈앞에 둔 김호곤호는 이날 말리전에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올림픽 축구 사상 최초의 조별리그 통과를 자력으로 확정짓는 유리한 여건이다.
일단 앞선 2경기에서 단 1골도 허용하지 않았던 말리의 골문을 열어젖히는 것이 승점을 챙기기 위한 우선 과제.
또 한국이 8강을 넘어 목표인 메달 획득의 꿈을 이루려면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하고 있는 최전방 공격수들의 득점포에 미리 시동을 걸어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한국은 지금까지 기록한 3골 가운데 2골이 미드필더(김동진, 김정우)의 발끝에서, 1골은 상대 수비수의 자책골로 얻어낸 것이라 조재진(시미즈)과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의 폭발을 고대한다.
이번 대표팀의 공격수 5인방(조재진, 이천수, 최태욱, 최성국, 정경호) 가운데 유일하게 2경기 모두 선발출전한 선수는 조재진과 이천수뿐일 정도로 이들은 김 감독의 믿음을 한몸에 받고 있다.
김 감독은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조재진, 이천수, 최태욱(인천)을 최전방에 포진시켰고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는 3-4-1-2 전형을 구성해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로, 조재진과 정경호를 투톱으로 기용하는 2가지 전술을 각각 시험해 봤다.
하지만 1차전에서는 전반 김치곤(서울)의 퇴장으로 이들 삼각편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2차전에서는 정경호와 조재진의 손발이 잘 맞지 않아 다소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시행착오를 넘어서 최상의 전력을 구축하게 될 김 감독의 말리전 선택은 일단 조재진과 이천수에 다시 최태욱을 붙여 3-4-3 전형의 스리톱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조재진은 상대 수비의 집중 마크와 동료들의 부정확한 크로스로 이렇다할 슛찬스를 잡기조차 힘들었지만 파워와 센스를 겸비해 팀 플레이를 위해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
대표팀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이천수와 고교 동기 최태욱은 번개같은 스피드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즐겨 사용하는 말리의 일자수비를 뚫으라는 특명을 받았다.
미드필더진은 변함없이 김동진(서울)과 박규선(전북)이 양쪽 날개를 맡고, 김정우(울산), 김두현(수원)이 중원을 책임지게 된다.
김정우는 특히 멕시코전 결승포를 터뜨리는 등 공수의 연결고리 역할을 잘 해줘 당초 김남일(전남)의 부상 공백을 우려했던 코칭스태프를 흡족하게 하고 있다.
다만 김 감독은 “김두현은 슈팅이 괜찮은데도 오픈 찬스가 나도 바로 슛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꺾어들어가는 나쁜 습관이 있다”면서 미드필더들의 적극적인 중거리슛을 주문했다.
스리백 수비라인에서는 유상철(요코하마)과 박용호(서울)가 버티는 가운데 경고누적으로 인한 징계에서 복귀하는 김치곤(서울)이 조병국(수원)을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김호곤호 수비진의 에이스 역할을 해왔던 조병국은 부상 회복 이후 완전한 몸 상태를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출장을 강행했던 터라 체력을 충분히 비축한 김치곤에게 선발 자리를 양보할 전망이다.
골키퍼는 ‘거미손’ 김영광(전남)이 맡아 또다시 철벽방어를 선보일 태세.
이에 맞서는 말리는 스페인과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활약하는 유럽파 5명을 불러들여 아프리카 지역예선에서 2000시드니올림픽 우승팀인 카메룬을 격파한 새로운 복병이다.
이번 대회 들어서도 멕시코와의 1차전을 0-0으로 비긴 뒤 개최국 그리스를 2-0으로 완파해 A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하는 모모 시소코(발렌시아)와 프랑스에서 뛰는 마마디 베르데(세당)의 경기 조율 능력이 뛰어나고 지미 케베의 오른쪽 측면돌파도 위협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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