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대표의 ‘열린 귀’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8-23 18:22:57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정국대응 과정에서 ‘나홀로 결단’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을 선택, 튀는 행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당내 평가는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연일 강경론과 유화론을 오가는 박 대표의 정국운영 방식을 놓고 ‘널뛰기’로 폄하하는가 하면 당직자들을 곤란에 빠뜨리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강수를 선택함으로써 세간의 이목을 모아 뉴스 메이커로 부상한 점은 그다지 부정적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실제로 박 대표는 취임 직후인 지난달 21일 ‘전면전’ 발언을 통해 국가정체성 공방을 촉발시키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다 지난 13일에는 느닷없이 ‘경제 우선주의’를 선언하면서 유화론으로 선회하는가 싶더니,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인 지난 19일 ‘과거사 조사 확대’를 주장하는 등 정체성 공방 제기와 함께 ‘과거사 규명 역(逆)제의’라는 초강수를 두고 나왔다.

당시 김덕룡 원내대표와 김형오 사무총장이 극구 만류하고 나섰으나 박 대표가 워낙 단호해 두 사람은 뜻을 이룰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박 대표의 행보의 배경에는 누군가의 영향력있는 조언이 있는 듯 하다.

최소한 그녀가 자신의 행보에 그처럼 확신을 갖도록 해 주는 정도의 영향력 말이다.

그렇다면 박 대표에게 귓속말을 해주는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베일 속 인물에 대한 구체적 정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다.

반드시 당의 핵심이 아닐 수 도 있다는 추측도 있다.

혹자는 L씨나 J씨 등을 거론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확인된 사항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그에게 귓속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과 그 대상이 최소한 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 사람의 조언을 듣고 이렇게 오락가락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 대표의 일련의 정치행보에 대해 걱정 하고 있지만, 오히려 희망적인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지도자에게 있어서 듣는 귀가 열려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대표는 누구의 보고를 받으면, “생각해볼게요” “생각해봅시다”는 말을 자주한다고 한다.

누구의 이야기든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생각해 본다는 것은 지도자로서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제1야당인 박 대표가 남의 말을 경청하고, 생각해 보는 덕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라 할 것이다.

다만 지나친 우왕좌왕으로 인해 국민의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남을 수 있다.

듣는 귀를 열어놓되, 가려들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