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비리 연루자 프로야구 선발출장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09-15 19:4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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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시간 필요” 네티즌들 비난 “프로야구 플레이오프를 눈앞에 둔 피말리는 순위 경쟁에서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브로커를 통해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 기피를 시도했으나 면제 판정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구속입건됐던 선수를 기용하는 것에 대한 한 구단 프런트의 해명이지만 이를 곱지않게 보는 팬들의 시선도 상당하다.

14일 경기에서 현대 내야수 정성훈과 두산 유격수 손시헌, 롯데 외야수 김주찬이 1주일 여만에 일제히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이들은 모두 브로커가 갖고 있던 리스트에 올라 있어 경찰 소환조사 후 풀려났음에도 여전히 병역비리 연루자라는 낙인이 찍혀 있는 상태.

하지만 치열한 선두·4강권 다툼을 벌이는 해당 팀으로선 주전급 선수들을 마냥 벤치에 놔둘 수 없다고 판단, 선발 라인업에 끼워넣었다.

삼성, 두산과 승차없는 1위 쟁탈전을 벌이는 현대는 핫코너를 김일경에 잠시 맡겼으나 지난해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던 주전 3루수 정성훈을 6번 타자로 복귀시켰다.

두산도 나주환으로 공백을 메워왔던 유격수 자리에 깔끔한 수비가 일품인 손시헌을 컴백시켰고 최하위 롯데도 발이 빠른 톱타자 김주찬을 원상회복시켰다.

이들 모두 병풍(兵風)에 휘말렸던 선수임에도 해당 구단으로선 한국시리즈 직행이 보장된 1위와의 마지막 남은 포스트시즌행 티켓 확보 등 막판 순위경쟁을 위한 궁여지책인 셈.

이와 함께 삼성은 병역비리로 불구속입건됐던 홀드부문 공동 1위(17홀드)인 셋업맨 윤성환의 마운드 합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고 4강 혈투를 벌이고 있는 5위 SK도 리딩히터(타율 0.344)인 간판타자 이진영을 곧 출격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선수와 구단이 뼈를 깎는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지 않은 상태에서 순위경쟁을 이유로 `범법자’로 팬들에게 각인된 선수들을 내보내는 건 심각한 도덕불감증의 단면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모 스포츠전문지 게시판에 글을 올린 `mere1491’이라는 네티즌은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경기 안타 보유자인 조 디마지오는 2차 세계대전 때 나라를 지키려고 전장에 뛰어들었다. 모범을 보여야 할 프로야구 선수가 국방의 의무를 저버린 행동이 실망스럽고 병역비리를 일으킨 선수는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자숙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KBO 관계자는 “국민 정서상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대국민 사과와 비리 연루선수 징계 등을 조만간 단장 회의와 이사회를 열어 결정하겠다. 하지만 현재로선 불구속입건된 선수에 대해 구단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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