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쿠젠은 16일(한국시간) 오전 홈에서 열린 대회 본선 B조리그 첫 경기에서 야체크 크시노베크, 프랑카,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릴레이골로 대회 통산 10회 우승을 노리는 레알 마드리드를 3-0으로 완파했다.
기분좋은 첫승을 거둔 레버쿠젠은 이로써 지난 2002년 대회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당한 패배를 깨끗이 되갚았다.
레버쿠젠이 이 대회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버쿠젠은 초반부터 세차게 몰아붙이며 예봉을 자랑한 반면 호나우두와 라울이 최전방에 포진한 레알 마드리드는 아킬레스건인 수비가 이날따라 너무 허술했다.
브라질 출신의 프랑카가 1선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라인을 휘젓던 레버쿠젠은 전반 39분 폴란드 출신으로 본선 무대에 첫 선을 보인 크시노베크가 골포스트를 맞고 들어가는 25m짜리 중거리슛을 네트에 꽂아 기선을 잡았다.
기세가 꺾이지 않던 레버쿠젠은 후반 5분 프랑카가 파울 프라이어의 짧은 패스를 잡아 슈팅한 것이 골망을 흔들어 리드의 폭을 넓혔고 5분 뒤 베르바토프가 프랑카의 크로스를 골로 연결, 쐐기를 박았다.
레알 마드리드는 모나코(프랑스) 소속이던 지난 대회 득점왕 페르난도 모리엔테스 등을 후반 교체 투입해 반전을 시도했으나 골맛을 보지 못한 채 영패의 치욕을 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엎친 데 덮친격으로 전반 종료 직전 어깨를 부상한 핵심 멤버 지네딘 지단이 전치 3주의 진단을 받아 향후 전력에 타격을 입게 됐다.
로마에서 열린 같은 조의 AS 로마(이탈리아)와 디나모 키에프(우크라이나)의 경기는 심판이 관중이 던진 물체에 다쳐 전반전 뒤 중단되는 불상사가 빚어졌다.
전반 종료 무렵 스웨덴 출신의 주심 안데르스 프리스크가 반칙을 했던 로마 수비수 필리프 멕세에 퇴장을 선언한 뒤 스탠드에서 날아온 물체에 머리 부위를 맞고 쓰러진 것.
이 때문에 경기는 키에프가 전반 28분 터진 고란 가브란치치의 선제골로 1-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중단됐으며 UEFA측은 경기를 재개할지 또는 몰수게임을 선언할 지를 곧 결정할 예정이다.
한편 A조의 리버풀(잉글랜드)은 지브릴 시세와 밀란 바로시의 연속골로 지난 대회 준우승팀 모나코를 2-0으로 눌렀고 C조의 유벤투스(이탈리아)는 아약스(네덜란드)를 1-0으로 따돌렸다.
이밖에 D조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특급골게터’ 루드 반 니스텔루이(28)가 0-2로 뒤지던 후반에 2골을 몰아넣으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 이후에만 30골을 기록, 팀내 챔피언스리그 최다골(28) 기록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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