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의 ‘영광과 상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0-26 20:01:32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 영 란 정치행정부장 {ILINK:1} 대표적 관영신문으로 손꼽혀 온 서울신문이 이제 존폐의 갈림길에 놓이고 말았다.

지난 22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울신문 정부지분’과 관련, 처분의 필요성에 동감한다는 정부 측 입장이 나옴에 따라 조만간 정부의 서울신문 소유지분 매각 절차가 구체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실 정부가 특정신문의 지분을 40% 가까이 소유한 후진국형 방식이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은 대단히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의 신문사 소유지분 집중은 언론의 독립성과 공공성 확보차원에서도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없다.

게다가 정부가 특정신문지분의 절반 가까이를 소유하면서 ‘조·중·동’ 등 거대사주의 소유집중을 지적하는 것은 논리상으로도 적절치 않다.

물론 언론자유가 만개하고 있는 지금은 과거 군사정권처럼 정부가 특정신문을 소유하고 언론을 직접 통제하던 방식을 필요로 하는 시대도 아니다.

따라서 서울신문의 정부지분매각 방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문제는 서울신문이 기본적으로 수익을 내는 기관이 아니라는 데 있다.

독자들도 알다시피 서울신문은 수년간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매수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그만큼 희박하다는 말이다.

매수자가 없는 상태에서의 서울신문의 자생력은 미안한 말이지만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본다.

형편이 이렇다보니 정부의 소유지분 처분 검토를 제기하려는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서울신문 소속 일부 간부와 기자들이 나서 “질문을 내지 말아 줄 것”을 적극 요청했다는 소문까지 나돈다.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서울신문은 1904년 창간 당시 항일민족지로 출발했다.

그러나 1910년 일제의 국권침탈과 함께 총독부 기관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해방이후에도 서울신문은 창간 당시의 영광을 회복하지 못한 채 70~80년대를 거치면서 대표적 관제언론으로 자리 잡았으며, 그로 인해 ‘권력의 나팔수’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물론 서울신문은 지난 88년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2000년 11월1일에는 편집국장 직선제를 실시하는 등 변화의 의지를 보인 일이 있다.

실제로 이들의 노력에 의해 2002년 1월15일에는 ‘민영화’라는 성과물을 얻어내기도 했다.

차라리 그 때 좀 더 개혁 의지를 다졌더라면, 그래서 자생력을 키웠더라면, 민영화 과정을 거치는 서울신문의 입장이 지금과는 상당히 달랐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남는다.

서울신문의 ‘영광과 상처’, 결코 남의 일만은 아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시민일보 시민일보

기자의 인기기사

많이 본 뉴스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