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심정수, 박진만(이상 현대), 임창용, 김한수, 신동주(이상 삼성), 조원우(SK), 심재학(기아), 김재현(LG), 김종석(한화), 김태균(롯데) 등 모두 10명이 올 시즌까지 꼭 9시즌을 프로무대에서 채워 새로 FA 자격을 얻게 된다고 밝혔다.
이강철(기아) 역시 FA를 선언한 지 4년이 지나 다시 자격을 갖게 됐다.
FA 대상자들은 한국시리즈 폐막 5일이 지나는 오는 6일을 기준으로 사흘 이내인 9일까지 자격 행사 여부를 구단에 통보해야 하고, 그 중 자격을 행사키로 한 선수들은 하루 동안 명단이 공시된 후 11일부터 열흘 동안 원소속 구단과 우선 협상을 갖는다.
원소속 구단과 협상이 결렬되면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구단과 올해 안까지 협상을 진행하고, 그 안에 거취가 결정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부터는 다시 8개 구단 전체와 협상이 가능하다.
KBO측은 빠른 진행을 위해 지난해에 7일, 3일, 14일이던 신청과 공시,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기간을 소폭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FA자격을 얻는 선수 중에는 심정수, 박진만, 임창용, 심재학, 김한수 등 스타급 선수들이 많아 이들의 향후 진로에 스토브리그의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신청기한까지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지만 대다수의 소속 구단들은 이들이 거의 FA를 선언할 것으로 보고 팀 전력약화를 막기 위해 재계약을 노린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단연 올해 FA 최대어로 꼽히는 심정수와 박진만을 보유한 현대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도 초미의 관심사.
올시즌 오른손 거포 부재를 실감한 삼성이 심정수를 적극 원하고 있다는 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일단 현대는 한국시리즈 2연패의 주역인 두 선수를 호락호락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 관계자는 심정수의 올해 연봉을 6억원으로 책정한 이면에는 작년에 심정수가 뛰어난 활약을 보인 것에 대한 보상 측면도 있지만 타 구단이 심정수의 보상금에 부담을 느껴 쉽사리 낚아채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방어적 측면도 내포돼 있다고 설명했다.
KBO 규정상 FA 선수를 영입하는 팀은 원 소속구단에 해당 선수 연봉의 300%와 18인 명단(작년 20인에서 변경)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 1명, 또는 선수 보상없이 연봉의 450%를 지급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현대는 내야의 핵 박진만의 경우 더더욱 붙잡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지난해에도 우승한 뒤 FA 박종호를 삼성에 팔아넘긴 전력이 있어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
삼성은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야구 진출을 이미 선언한 ‘특급 마무리’ 임창용은 본인의 의사가 워낙 확고한 만큼 놓아줄 것으로 전망되지만 꾸준한 공격력과 수비력으로 팀 공헌도가 높은 김한수는 적극적으로 잡을 것이 확실시된다.
기아 역시 올시즌 팀 내에서 최다타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한 심재학을 붙잡는다는 입장이고, SK도 올시즌 주장으로 투혼을 불사르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한 조원우를 이변이 없는 한 잔류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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