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지방자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4-12-01 19: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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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성남 주재) “저 개판행정의 수장 이대엽 입니다”

“제가 김 의원 보고 개판 시의원이라고 하면 좋겠습니까?”

지난달 28일 열린 제 121회 정례회의에서 시정질문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의 격앙된 발언이었다.

이에 앞서 김모 시의원은 “50억 이상이 소요되는 행정타운 건설과 관련해 의무적으로 타당성 조사를 해야 함에도 불구, 내년도 본예산에 용역비 조차 올리지 않고 모든 결정을 내렸다”며 “성남시 행정은 개판이고 콩가루 행정”이라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 의원은 또 행정타운 조성사업을 중심으로 밀실행정·구멍 뚫린 행정·대책 없는 위민행정·이중 플레이 행정·내 맘대로 행정 등을 하고 있다는 비하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이밖에도 성남시의 무분별한 행정타운 조성계획은 “구 시가지의 슬럼화와 도시 발전에 저해요소가 된다”며 시 집행부를 향해 막 말을 쏟아놨다.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제가 개판행정의 책임자 이대엽 성남시장입니다. 행정타운 조성계획은 지난 10년 동안 추진해 오던 성남시의 숙원사업으로 이제 구체화 될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들어내고 김 의원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이토록 분위기가 살벌해 지자 동료의원들은 자리를 차고 일어났고 10여명 남짓 남은 시의들만이 애써 자리를 지켰다.

이로 인해 본회의장은 말 그대로 개판이 됐고 답변에 나선 국장급들도 참아 들어내지 못할 뿐 불편한 심기가 역력했다.

이와 관련해 자리를 차고 나온 중원·분당구 시의원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개판 시의원 왔느냐는 등 같은 시의원이지만 해도 너무 한다며 동료 간 서로 다른 분위기가 연출 됐다.

사건이 이쯤 되자 홍양일 시의회의장은 다음날인 30일 진화에 나섰고 김 의원의 발언을 속기록에서 삭제하자고 건의, 결국 삭제하는 선에서 마무리 됐다.

그러나 막말로 인한 시의원간의 갈등과 집행부가 시의회를 보는 시각이 그 전 같지 않을 것이로 보인다.

이날따라 성남 시청 공무원직장협의회 임원 4명이 첫 시의회를 방청했고 언론인 역시 시의원 숫자보다 많은 20여명의 기자들이 지켜보고 있었다.

대부분의 시의원들은 “행정타운 조성사업이 성남시의 숙원사업이기도 하지만 신구 시가지를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도시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일부 시의원들은 “김 의원의 발언이 41명 모두를 개판 시의원으로 만들고 있다”며 “본지 29일자 보도(정신나간 성남시의회)와 관련,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는 말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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