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졸출신으로 소방사에 입문한 뒤 아무도 넘지 못했던 소방준감(3급 부이사관) 자리에 올라, 수도 서울의 예방업무를 총괄하는 인물이 탄생했다.
장본인은 서울방재본부 곽세근(56) 소방준감. 곽 소방준감은 지난 24일 충청소방학교장에서 서울방재본부 예방과장으로 승진해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난 1973년 10월 서울용산소방서 도화파출소에서 소방공무원 중 가장 말단인 ‘소방사’로 소방공무원에 입문한 뒤 32년만에 이 같은 중책을 맞게 됐다.
소방관에 첫 발을 디딘 후 그의 한결같고 성실한 근무 자세는 지난 1992년 경기 구리소방서장을 시작으로 하남, 동두천, 증평, 제천 등 소방서장을 6차례나 거치면서 소방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998년 동두천 소방서에 근무했을 당시 연천과 파주 등 임진강 물난리 때 한 달이 넘도록 재해현장 수해복구사업에 지역민의 재산과 인명피해를 줄이는데 최선을 다한 기여로 근정포상을 받기도 했다.
그 후 경기도구조과장, 충북 소방행정과장, 충북소방학교장 등 소방조직을 두루 거치면서 행정업무와 화재진압부서, 구조업무 등 전 분야를 두루 경험하면서 수도 서울의 예방업무를 총괄하는 예방과장 자리로 영전했다.
곽 소방준감은 충북 괴산에서 태어나 증평공고를 졸업한 뒤 소방관에 입문했다.
어려운 소방관 일을 하면서도 그는 끝없는 학구열로 서일대학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뒤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수료하고 독학으로 대학졸업에 필요한 학점을 이수해 독학사를 취득, 현재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또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소질을 살려 ‘가장 배짱 좋은 사람’ 등 5권의 수필집을 발간하기도 했다.
곽세근 소방준감은 “비 간부 출신으로 이 자리에 서기까지 무엇보다도 ‘노력’이 가장 큰 밑거름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후배소방관들에게 “대 국민 소방서비스를 위해 항상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삶의 질이 향상될수록 소방에 관한 사회적 욕구는 커지기 마련”이라며 “소방공무원 개개인이 국민안전을 위한 경각심을 항상 가슴에 새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 서초소방서의 한 소방관은 “비 간부 출신으로 그런 중책을 맡으신 분이 자랑스럽고 귀감이 된다”며 “일선 소방관들에게 큰 자긍심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소방준감은 또 “이 자리에 서기까지 가족들의 도움이 컸다”며 특히 부인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봉종 기자 jkbj@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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