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와 현실의 무게에 눌려서 고민하면서도 결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작가의 이번 전시는 1990년대를 지나 계속되는 강홍구의 풍경연작들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는 ‘그린벨트`나 ‘드라마 세트`같은 인공적인 환경에서부터 재건축을 앞두고 눈앞에서 사라지는 강북의 폐허까지 작가가 디지털 카메라로 ‘만들어 낸`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다.
작가 작업실 주변의 재건축 철거 가구에서 주은 게임 캐릭터 인형으로 연출한 폐허의 장면을 천하를 들썩이게 하는 수련자의 무공으로 비약시키는 강홍구의 사진은 세상의 변화나 제도의 견고함에도 불구하고 돈키호테다운 여정을 계속해온 작가의 내공을 보여 준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풍경 속에 들어가서 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관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기존의 주택을 허물고 난 빈터를 찍은 사진 위에 집을 그려 넣는 관객 참여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은 불광동의 폐허에 새로 집을 세우는 과정에 동참할 수 있다. 이는 텅 빈 공허 위에 새로 희망을 쌓아 앞으로 더 나은 세상을 기대하는 작가의 비전을 관객이 채워 나가는 기회가 될 것이다.
10여년에 걸친 강홍구의 디지털 사진의 탐구 결과인 이번 전시는 B급 작가가 결국은 A급이 된다는 속설의 또 다른 예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B급 작가가 찍은 디지털 풍경을 보여 주는 이번 전시가 기존의 미술에 대한 저항이 미술사와 제도 안에 통합되는 예정된 수순이라기보다 성실한 B급 작가가 지나쳐온 풍경을 가감 없이 보여 주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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