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단체장들 식언 그만해야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6-08-06 19: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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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용 선 (의정부 주재) {ILINK:1} 고사성어 중에 식언(食言)이라는 말이 있다.
식언이란 밥이 뱃속에서 소화되어 버리듯 약속을 슬그머니 넘겨버리는 것이니 이는 곧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거짓을 말한다는 뜻으로 하(夏)나라의 폭군 걸왕(桀王)을 정벌하려는 은(殷)나라 탕왕(湯王)이 백성들 앞에서 자신의 처자식을 담보로 내놓으며 꼭 약속을 지킨다는 맹서로 “식언이비(食言而肥)하지 않겠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요즘 정치를 한다는 국회의원이나 단체장들 중 식언을 밥 먹듯이 하는 이는 없는지…. 또 먹은 밥을 얼른 눈치 보며 뱉는 이는 없는지….

한나라당으로 단체장에 당선된 의정부 김문원 시장도 출마당시에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내건 공약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중에서는 지킨 것도 있지만 식언으로 끝난 것도 상당하다.

김 시장은 공약 중 “송산 용현동 송전탑을 지중화 하겠다”는 내용을 유인물이나 연설문 상단 1번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시 담당자는 선거가 끝난 지금에 와서 “지중화 사업은 너무도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어 김 시장 공약 역시 식언이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7월24일 오후 의정부시 용현동 S아파트 인근 변전소에서 원인모를 폭발이 일어났다.

주민들은 갑자기 발생한 변전소 ‘변위전성기’의 폭발로 하루하루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

일부 주민들이 병원에 입원하는가 하면 어린 아기들은 경기를 앓고 노인들이나 심약자들은 공황장애와 함께 송선 전로에 대해 강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흥분한 주민들은 “김 시장의 지중화사업 약속이 조속히 진행되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이제 와서 예산이 많이 들어 공사 재개가 불가능하다면 도대체 선거당시에 한말은 무엇이었냐”고 따지며 지난 선거당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청사를 옮긴다고 해놓고 말을 바꾼 적이 있다는 설까지 늘어놓으며 “김 시장의 공약은 식언투성”이라고 항변했다.

한전에서는 이번 변전소 폭발에 대해 “과부하로 인한 우연한 사고”라고 밝히고 있으나 34만5000V나 되는 전력선이 아파트를 휘감고 있어 보기만 해도 정말 무시무시하다.

동과 동사이로 지나는 전선과 수백군데에 달하는 송전탑은 온통 아파트 뒷산과 단지내, 도로변 등을 에워싸고 있어 누가 봐도 전자파의 폐해가 심각하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도대체 이런 송전탑 지뢰밭에 누가 어떤 기준과 근거로 아파트허가를 내준 것일까. 건축허가 책임소재는 나중에 가리기로 하고 우선 김 시장의 공약이 말하기 좋은 식언으로 끝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

떡값을 받아 떡을 사먹는 것으로 모자라 선거 때 내뱉었던 공약의 말(言) 까지도 깡그리 먹어치우는 이들은 탕왕(湯王)에게서 신의를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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