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숙씨(40·사진)가 소설 ‘리나’를 냈다. 199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의 첫 장편이다.
리나는 열여섯에 국경을 넘어 스물넷이 되도록 낯선 나라를 방황한다. 국경을 넘어 탈출하는 숱한 ‘리나’들을 보며 난민들과 그들을 받아들이
는 인간의 참혹하고 폐허같은 삶을 기록한 작품이 ‘리나’다.
전쟁, 기근, 천재지변, 가난 탓에 제 나라를 버린 난민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다. 숨어 살면서 가장 비천한 노동으로 연명한다. 수용소에 감금되고, 추방당한다. 리나가 그렇다. 하나의 국가를 탈출, 반국가적이 된 인간들을 주인공 삼은 이야기다.
리나는 국가 뿐 아니라 가족도 버리기로 작정한다. 가족 역시 스스로 선택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을 작가는 강조한다. ‘리나’는 국가 혹은 국경과 인간 사이 기나긴 싸움의 기록이다. 무국가적, 반국경적 삶의 기록일 수도 있다.
‘눈을 떴을 때 나는 어떤 인신매매업자 앞에 누워 있었어요. 그가 나에게 말했죠. 너는 어떻게 하다가 여기까지 왔니. 나한테 그걸 말해줄 수 있니. 그래야 널 풀어줄 텐데. 그는 옛날얘기를 좋아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나는 매일 밤마다 그에게 얘기를 들려줬어요. 국경을 넘은 얘기, 신발이 터진 얘기. 그는 재미있어 했어요. 저는 부탁했죠 그 남자를 만나게 해달라고. 아직 첫날밤도 치르지 못했다구요. 그랬더니 그가 말했어요. 니가 재밌는 얘기를 많이 해주면 만나게 해주지.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거짓말을 했어요. 첫날밤을 치르기 위해서.’
‘시링에서는 아무도 울지 않는다’는 창녀촌을, 한 때 공단이었으나 폭발사고로 폐쇄된 이래 산업폐기물이나 버려지는 오염된 땅을 근거지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에게 국가와 국경으로 촘촘히 분열되거나 찢긴 이 세계는 가장 참혹한 폐허에 불과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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