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에는 ‘시궁창’으로 알고 있을 정도로 시커멓게 오염돼 있었다.
1980년대에는 둑 위에는 포장마차들이 즐비했고 당시에는 12시 이후 영업행위가 금지된 때라 술 먹을 곳이 포장마차 밖에 없어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물론 우범지역의 대명사였다.
지금은 어떤가.
포장마차촌은 모두 철거돼 공원으로 변신했고 의정부에서 서울의 장안 교까지 자전거 전용도로가 개설돼, 조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도 많이 깨끗해진 것 같다.
그런데 한 가지.
둔치에 앉아 낚시하는 꾼들이 너무 많아 왠지 신경이 쓰인다.
‘꾼’들이 머물었던 자리는 영락없이 떡밥이 흐트러져 있고 음식을 해먹었는지 취사흔적과 주변이 어지럽혀 있다.
오죽했으면 의정부시 호원동 건영아파트 둔치에는 “우리는 자유롭게 헤엄치고 싶어요.”라는 물고기들을 대변한 현수막이 양쪽으로 걸려있다. 하지만 ‘꾼’들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팔레트는 어디서 구했는지 그 위에 태연하게 앉아 낚시 삼매경에 빠져있다.
어떤 ‘꾼’은 잡은 물고기를 한참이나 들여다보더니 뭔가 찝찝했는지 다시 물속으로 버린다.
대부분의 물고기가 오염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에도 꾼들 사이에서는 이미 가장 잘 잡히는 세븐 포인트가 정해져 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중랑천의 오염원인 중 1순위는 떡밥 등으로 인한 부유물이라고 지적한다.
지난해 환경운동연합에서 중랑천 어류의 중금속 축적량을 조사했는데 오염도가 상당히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붕어 7마리 가운데 5마리가 납 기준을 넘었으며 이따이이따이 병을 일으키는 카드듐도 기준치를 4배 이상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중랑천. 그러나 속은 회복되기에는 아직 멀었다. 더욱이 몇 해 전에 비해 점점 오염도가 심각해진다는 것은 이제 낚시 자제촉구와 더불어 강력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얼마 전 ‘괴물’이라는 영화가 한국영화의 역대 흥행기록을 깨고 1위를 했지만 한강 둔치에 나타난 괴물은 다름 아닌 독극물에 오염된 돌연변이 물고기였다고 한다.
중랑천에서 낚아 올린 물고기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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