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보다는 고용이 더 중요하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7-01-22 15: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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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선(의정부 주재) {ILINK:1} 광의적으로 보면 산업사회에 있어서 사람과 조직체 사이에 형성되는 여러 가지 관계를 말하기도 하겠지만, 단순히 좁은 의미로만 살펴보면 그 관계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이 노동자와 사용자(경영자)의 사회관계다.

단순하게 노동자와 경영자의 관계라고는 하지만 현대인들은 ‘노사’라는 두 글자만 들어도 왠지 지겨운 생각이 든다.

초창기 노사는 사용자 즉 경영주가 노동자들의 복리후생이나 안전은 뒷전으로 생산제일만을 고집하며 임금을 착취하거나 노동자를 실적의 희생자로 몰아넣어 항시 노동자는 피해자라는 생각이 전부였었다.

하지만 요즘 국민들의 생각은 초기 노사관계 때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노동자들의 단체행동으로 우리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고, 그래서 경제를 걱정할 때는 맨 먼저 “데모 때문이야”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

일상처럼 돼있는 노사의 대립은 이제 자기들 울타리 안에서 해야 하지 않을까.

울타리를 벗어나 거리로, 도로로 뛰어 나오면 역시 최종 피해자는 우리 무고한 시민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또 파손된 보도블럭이나 공공기물은 역시 우리 소시민들의 세금이기에 이제 주인인 우리들에게 물어보고 파손하든가 파손하지 말아야 한다.

이제 이런 숱한 데모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단체행동, 즉 데모에 대해서는 이미 선수가 돼있다.

특별히 교육은 받진 않았지만 TV나 신문 등 매스컴과 더불어 거리로 뛰어나온 숱한 노동자들의 모습을 여과 없이 적나라하게 목격함으로써 이제 학습은 이미 끝났고 더 이상 배울게 없어 하산한 지 오래다.

그래서 아무리 선량한 집단이나 무리라 할지라도 선동하는 어떤이가 마음먹고 거짓정보로 눈과 귀를 가린다면, 혹은 금전을 앞세워 현혹시킨다면 불만으로 가득 찬 우리네 이웃들은 철저하게 교육받은 데모 전문가로 변신한다.

또 이들에게 더 활활 타오르라고 마음속에 기름을 뿌리면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한 예로 요즘 의정부 시청 현관에는 나이 드신 할머니나 아주머니들 20여명이 바닥에 철퍼덕 주저앉아 누군가가 그 앞을 지나치려면 등 뒤에 대고 “어디 해볼 때 까지 해보자 ” “이래죽나 저래죽나 마찬가지다”는 등 욕설도 마다하지 않고 있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물론 시청을 업무상 찾은 민원인들의 불편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는데 듣기로는 이들이 ‘일당받고 모이신 분들’이라는 데 역시 선량한 동네사람들 임에 분명하다.

의정부 시청 앞 잔디밭 광장은 이제 데모나 단체행동, 결의대회 등의 장소로 완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연일 대형스피커를 앞세워 시장과 시청직원들에게 들으라고 하는 것인지 항의성 구호와 음악을 하루 종일 들려준다.

그 내용은 “00을 그냥 하게 놔둬라” “청소부들의 임금을 계속 올려 달라” “소각장 설치는 절대 반대다” “도로를 개설해 달라” 또 “시설물을 설치하라” “급료를 올려 달라” “우리 동네는 절대 안 된다” “우리로 해 달라” “시설물을 철거해라, 하지마라”는 등 수없는 연유로 시청 앞은 이제 차 없는 거리가 아닌 데모가 연일 넘치는 거리로 바뀌어 지고 있다.

사회적 요구인지 몸부림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요즘 노사할 때인가.

젊은이나 노인을 불구하고 취직을 못해 전전긍긍 하고 있고 상인들은 먹고살기 어려워 점포를 닫고 봉급쟁이로의 전업을 고심하고 있는데 그나마 일자리다운 일자리가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제 노사보다는 우선 취직 즉 고용이 문제다. 먹고사는 문제 말고 더 중요한 게 또 있겠는가. 실업자에게 노사분규는 정말 남의 얘기다.

그만큼 실업자가 많다는 말이겠지만 매스컴을 통해서 가끔은 퇴직한 대기업 간부출신이 조그만 한 카페의 웨이터로 나머지 인생의 천직으로 삼고 취선을 다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일이나 JOB의 중요성은 새삼 말할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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